by경계영 기자
2014.11.10 10:40:00
[AA급 점검]우리금융지주서 대신증권 품으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A기업의 자산은 259조원에 자본이 28조원에 이른다. B기업은 자산 16조4000억원, 자본 1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B기업은 업황 침체로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어느 기업이 자회사에 대한 지원 여력이 충분할까. 당연히 A기업이다. 우리금융지주에서 대신증권으로 주인이 바뀐 대신F&I가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대신F&I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된 이후 우리금융지주와 별개로 독자 생존했다고 하지만 시장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에 아직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20회 SRE에서 ‘AA’급 기업 중 신용등급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2명(30.22%·중복응답)이 대신 F&I의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AA’급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대신증권(003540) 입장에서는 대신F&I 인수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불경기일 때 증권사는 침체를 보이는 반면 부실채권(NPL)시장은 부실채권이 늘어나 외려 호황기를 맞는다.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대신F&I는 우리F&I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앞서 언급했듯 모기업의 자산 규모부터 다르다. 게다가 새로운 모기업인 대신증권은 계속되는 불경기에 업황 불황까지 이어지며 실적마저 좋지 않다. 위탁매매가 주 수익원인 대신증권의 수탁수수료는 2011년 2885억원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1188억원으로 2년 새 60% 가까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수탁수수료가 7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32억원 대비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모기업이 달라지면서 생긴 우려를 반영, 대신증권의 대신 F&I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5월 곧바로 대신F&I의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한단계 낮췄다.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AA- 부정적’을 유지하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주목할 부분은 NICE신평이 내건 ‘트리거(Trigger)’ 조건이다. NICE신평은 올해 말 기준 총자산규모가 2조원을 밑돌거나 자기자본규모가 4000억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등급 하향을 고려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등급전망(아웃룩)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하려면 내년 말 기준 총자산규모가 3조원을 초과하고 2개 사업연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3%를 웃돌아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NICE신평 측은 지원 가능성이 줄었으니 자체 신용도를 탄탄히 하고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증자 등의 방식으로 증명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대신F&I는 ROA가 3%를 넘었지만 자산 1조5364억원, 자기자본 3214억원으로 NICE신평이 제시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신F&I 측은 부실채권 특성상 몸집을 불리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