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3]요리스 디역스 "저금리 지속시 자본, 채권 → 주식"
by신상건 기자
2013.04.12 13:50:36
BNP파리바은행 한국 대표.."바젤III 도입, 은행 중계역할 커질 것"
[이데일리 신상건 이유미 김인경 기자] 전 세계 국가들의 통화 팽창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자본 흐름이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 이상 매력적인 채권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 또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요리스 디역스 BNP파리바은행 한국 대표는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국제금융컨퍼런스2013’의 패널토론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디역스 대표는 “장기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 저금리 탓에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빠지고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주식시장은 대개 2000선에서 머물고 있는데 다른 국가들에선 더 활성화되고 있다”며 “특히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생상품이란 주식 등 기초 자산의 가격이 자산가치 지수의 변동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는 금융계약을 말하며, 구체적으로 선물·옵션·스왑 등이 있다.
그는 바젤 III 도입 등 자산 건전성 규제의 강화로 은행들의 역할도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특히 은행 수익원의 기본인 대출보다 중계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바젤 III가 적용되면 은행들은 자본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며 “이 때문에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수익이 줄어들어 주주들은 지분이 희석돼 자본확충을 원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은행들이 빚을 줄이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일어나면서 대출을 줄이고 중계 역할에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라는 의미다.
또 다른 패널로 나선 블라디미르 흘라스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과 산업에 대한 규제를 재정 통화정책과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혁신을 도모하는지가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결국 국가 산업 발전과 성공에도 큰 영향 준다”고 말했다.
홀라스니 교수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시장의 발칸화(Balkanization)를 꼽았다. 그는 “그 어떤 경쟁시장에서도 조건이 동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각에 주어진 편차도 심하다”며 “국가 경제체제 내의 여러 부분을 경직시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 절하가 원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방청객의 질문에 코니 볼란드 ERA설립자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이 20년간 디플레이션을 겪는 동안 한국은 가격 경쟁력 이외 경쟁력도 크게 키웠다”며 “지속적인 엔화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분야에서 충돌을 피할 수 없겠지만, 산업구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