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차 vs 소액주주 1兆대 소송 조정 착수

by오상용 기자
2011.02.21 12:05:00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21일 11시 3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1조원대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측과 현대차가 오는 22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21일 서울중앙지법과 경제개혁연대, 현대차(005380) 등에 따르면 재판부는 당초 이날 현대차 소액주주들이 정 회장과 김동진 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조926억3395만원의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고전 원고와 피고에게 조정기회를 부여해 우선 당사자간 타협을 주문했다.

이번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관여하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일단 법원이 조정기회를 줬으니 양측이 내일(22일) 만나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피해금액과 책임범위를 둘러싸고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면 조정기를 연장할 수 있겠지만 입장차가 커서 타협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조정을 종료하고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의 경중에 따라 재판부가 선고전에 조정 절차를 밟도록 하기도 한다"면서 "이번 건의 경우 서울중앙지법이 왜 조정기를 갖도록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경제개혁연대와 현대차 소액주주들은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소유의 물류회사인 글로비스에 물량을 부당하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정 회장 부자를 지원하는 한편, 글로비스 설립 당시 출자지분도 현대차가 인수하지 않고 정 회장 부자가 대신 취득하게 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당초 지난 14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1주일 연기했고, 이번에 다시 선고전 조정기를 갖도록 한 것이다. 재계 안팎에선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규모로 재판부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물량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현대차는 이에 반발해 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자, 대법원에 항소해 심리가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