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 속 시진핑 보란듯 해군 부대 찾아…신형 전함 3척 과시

by신정은 기자
2021.04.25 18:52:46

시진핑, 하이난 해군 기지 방문
신형 전함 취역식 참석, 무기 살펴보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하이난성 싼야의 해군 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3척의 취역식에 참석해 하이난함의 함장에게 인민해방군 깃발과 함께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대만이 중국을 견제하며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강습상륙함을 비롯해 3척의 신형 전함을 동시에 취역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도 미국에 보란듯 해군 부대를 찾아 취역식에 참석했다.

25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하이난(海南)성 샨야 모 해군 기지에서 열린 신형 전함 3척 취역식에 참석해 함장들에게 인민해방군 깃발과 함께 임명장을 수여했다.

시 주석은 신형 함대에 직접 올라 의장대를 사열하고 무기 관련 장비를 살펴보기도 했다. 또한 장병들과 교류한 후 향해 일지에 서명까지 마쳤다.

이번에 취역한 전함은 최신형 전략 핵잠수함 창정(長征)18호, 075형 강습상륙함(amphibious assault ship·LHD) 하이난함, 1만t급 055형 구축함 다롄(大連)함 등이다.

특히 하이난함은 ‘헬기 항모’로 불리는 075형 강습상륙함으로 헬리콥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 갑판을 갖추고 있다. 병력과 장비를 수송할 수 있어 상륙작전에 중요하다.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중국의 075형 강습상륙함은 4만t급으로, 미국의 4만t급 와스프급 강습상륙함과 규모가 같다.



중국에서 하루에 3척의 신형 전함이 동시에 취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높은 군사력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이 전함들을 남해함대에 배치한 것에 대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간 갈등이 커지면서 최근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해상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대만 인근 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잇따라 진행하고 수시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침입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이 중국 군용기 대응을 위해 약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지출했다.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은 최근 입법원(국회) 외교·국방 위원회 보고에서 미중 간 전략적 대치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국이 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선전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민족적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으며 주권, 인권, 외부 분쟁에서 대만과 주변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만은 최근 ‘대만판 사드’로 불리는 톈궁(天弓)3 고고도 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방어할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순전히 내정이라면서 미국에 대해 연일 경고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3일 화상형식으로 진행된 미국 외교협회와 교류 행사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라면서 “대만 카드‘를 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불장난을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