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계 검토 ‘의견 거절’…“존속능력 의문”

by박종오 기자
2020.05.17 20:16:41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쌍용자동차(003620)가 회계 법인의 ‘검토 의견 거절’ 진단을 받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회계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올해 1분기(1~3월) 보고서에서 검토 의견으로 ‘의견 거절’을 제시했다.

삼정회계는 쌍용차의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쌍용차는 재무 구조 악화 등으로 올해 1분기 말 현재 영업손실 986억3400만원, 분기 순손실 1935억3700만원이 발생했다”며 “유동부채(만기가 1년 이내인 부채)가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5898억6400만원 초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런 상황은 계속 기업으로서 그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쌍용차의 지속 가능성이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이어 삼정회계는 “쌍용차가 계속 기업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불확실성의 결과로 계속 기업 가정이 타당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 금액 및 손익 항목에 대한 수정 사항이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의 공장·기계 설비 등 유형 자산과 개발비 등 무형 자산을 실제 사정에 맞게 재평가하고 회수가 어려운 자산 등을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쌍용차가 회계 감사인으로부터 한정·부적정·의견 거절 등 비적정 감사 의견을 받은 것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쌍용차는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난달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긴급 자금 400억원만 지원키로 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마힌드라는 지난 4일 200억원을 우선 지원했고 이달 중 나머지 200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쌍용차가 연 3% 이자를 지급하고 마힌드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방식이다. 쌍용차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지난 3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약 3900억원이다.

지난 8일 오전 평택시청에서 열린 쌍용차 노·사·민·정 특별협의체 간담회에서 유의동 국회의원(오른쪽)과 쌍용차 예병태 대표이사(왼쪽)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