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지방간·당뇨병..대사질환 치료 길 열렸다

by김혜미 기자
2013.02.05 11:30:00

박철승 광주과기원 교수팀, 세레브론 단백질 기능 밝혀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과도한 식사나 운동 부족,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한 비만과 당뇨병, 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박철승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세레브론(CRBN)이라는 단백질이 세포 내 에너지센서(AMPK)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AMPK는 세포 내에서 당의 흡수와 지방 산화를 촉진하는 대사조절 핵심 효소로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시 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AMPK에 직접 작용해 활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은 보고된 적이 없었다. 현재 주로 쓰이는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민도 AMPK의 상위조절자에 작용해 활성을 증가시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AMPK와 세레브론이 서로 결합함을 확인하는 한편, 세포 실험으로 세레브론이 AMPK 활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유전자 조작 생쥐 실험 결과 세레브론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는 고지방식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생쥐에 비해 몸무게나 체지방, 혈당 증가폭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고지방식을 섭취하면 AMPK가 낮은 활성을 보이지만 세레브론이 제거되면 AMPK의 활성이 높아져 당 흡수나 지방산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세레브론의 발현을 저해하거나 세레브론과 AMPK의 결합을 차단하면 AMPK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비만 및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치료 약물을 개발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당뇨병학회지 온라인판에 1월2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