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1.12.15 14:48:33
전경련 ''중견전문인력 재취업 성공수기 시상식'' 개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나요? 나는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시계가 멈추는 듯한 흥분에 빠졌다"
전경련의 재취업 성공 수기 공모에 당선된 신상우(54)氏가 재취업 순간의 기쁨을 표현한 수기 내용의 일부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는 지난 11월에 40․50대가 재취업에 성공한 수기를 공모, 총 4편의 당선작에 대해 15일 협력센터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최우수상에는「새로운 도전하루20시간의 강행군」의 김대성(58)氏, 우수상에는「오늘도 근무를 마치고 나면 나는 산을 오른다」의 신상우(54)씨, 가작에는「다시 일하는 즐거움」의 김동일(가명, 57)氏,「재취업 성공 3가지 요인」의 오희영(45)氏 등 각각 2편이 선정됐다.
다음에서 수상작 4편의 수기내용.
대기업 종합병원 퇴직 후 2번의 창업 실패, 한국전력에 재취업한 신상우씨 이야기.
20년간 지방의 대기업 종합병원에서 근무 후 퇴직한 신氏는 한식뷔페와, 국밥집 체인점 등 2번의 자영업을 시도했지만 사업 경험 부족으로 모두 실패했다. 아이들에게 무능한 아빠로 비춰지는 것이 두려워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다. 병원에서 20년간 관리업무 경험이 있어 관리직 업무에 자신이 있었다. 관리직 분야에 계속해서 입사원서를 냈지만, 한 달째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회사를 떠난 후 10년이란 공백은 20년의 경력을 덮어버렸다. 결국 전경련 종합고용지원센터로부터 눈을 좀 더 낮춰 지원해야 기회가 많아진다는 조언을 받았다. 마음을 고쳐먹고 지인을 통해 경비업체에 지원하게 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나요?” 나는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시계가 멈추는 듯한 흥분에 빠졌다. 신氏는 합격 통보를 받는 순간 그동안 마음속에 쌓인 응어리가 눈 녹듯 사르르 흘러내림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가족들에게 무능한 아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경비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에도 열심히 참여해 최우수 교육생으로 선정됐으며, 지금은 경비조장도 맡고 있다. 입사한지 4개월, 언제나처럼 뒷산을 통해 퇴근을 하는 신氏는 산 정상에서 새로운 내일을 기대한다. 그리고 또 다른 미래를 위해 자격증을 준비한다.
대기업 정년퇴직 후 자격증을 준비, 포스코파워에 재취업한 김대성씨 사연.
대기업에서 30년 이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정년퇴임 후 이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하며 쉬고 싶었다. 그렇게 6개월을 쉬는 동안 결국 가계재정에 문제가 생겼고, 아내는 생활요양보호사로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되었다.
김氏는 본인의 전문성 정도면 비록 나이가 많아도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30여 군데에 이력서를 넣어 봤지만 모조리 실패, 가벼운 우울증까지 겪게 되었다. 전경련 종합고용지원센터의 조언을 통해 본인의 전문성과 가까운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자니 눈은 침침하여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고 엉덩이는 베겨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등산과 런닝을 통해 몸을 만들면서 공부를 병행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최종 3차 시험,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성공하는 가장의 모습을 꼭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어 결심했다. 하루 20시간씩 공부하는 강행군을 하기로! 드디어 58세의 나이에 3차 시험에도 합격,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자격증을 받는 날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그리고 전경련 종합고용지원센터의 추천으로 지금의 '포스코파워' 재취업에 성공했다.
은행지점장 퇴직 후 귀농, 신용보증재단에 재취업한 김동일씨 (가명)사례.
35년간은행에 근무하면서 본부장 승진을 기대하며 열심히 뛰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2년간 은행에서 마련해준 자리에서 하프타임으로 근무를 했지만, 본인이 있을 곳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귀농을 결심하고 농촌에 내려가 집 짓고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에 서툴러 어정쩡한 나날을 보내던 차에, 아내로부터 “당신은 왜 실업급여 신청도 안 안하느냐?”는 핀잔도 듣게 되어, 이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활동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전문가인 김氏는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체에 지원한다면 본인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곳이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나이와 은행지점장 출신 경력자는 연봉을 많이 줘야 한다는 채용시장의 선입견이 재취업을 가로막고 있었다.
“나 같이 나름대로 유능한 사람을 몰라주는 것도 서운했지만, 나이 많은 사람을 꺼리는 젊은 사장들의 단견이 야속했다.” 여러 취업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았다. 그러나 고령자 취업시장에서는 김氏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취업문을 두드리던 중 전경련 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보내준 채용정보가 본인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신용기관의 준범감시역 업무였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응시원서를 제출했으나, 김氏는 최종 합격해 지금은 다시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대기업 출신 인사 전문가로 에이원에 재취업한 오희영씨 사례.
안정적인 대기업 인사팀을 그만두고 경영컨설팅을 시작했지만, 불안정한 생활로 인해 기업의 인사업무로 복귀하고 싶었다.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에 성공했다. 하지만, 회사는 오너와 전문경영인간의 의견충돌이 잦았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오氏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사장님을 따랐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후임자 선정을 위한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인사전문가란 자부심에 헤드헌팅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여겨 쉽게 취업할 수 있다고 믿었다. 헤드헌터들에게 이력서를 보냈지만, 연락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처음엔 집에서 쉬는 아빠가 있어 좋다 하던 아이들도 집에만 있는 시간이 오래되자 오氏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
가족을 위해 자영업도 결심해 보았다. 그러던 중 전경련 종합고용지원센터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이 자영업을 통한 성공보다 인사전문가의 길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지인으로 부터 회사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기업에서 전문성 있는 인사팀장을 찾는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비록 회사 규모와 연봉은 예전보다 작지만 오히려 자신의 전문성을 실행할 수 있는 아주 적합한 회사라고 판단하여 다른 지원자와의 공개경쟁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합격했다.
오氏는 재취업 성공요인이 “20년 이상 쌓아온 인사업무의 전문성 그리고 지인들을 통한 정보입수, 이전 직장보다는 규모나 연봉에서 작지만 욕심을 버리고 알찬 기업을 선택한 결과”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수기공모를 총괄한 양금승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40·50대 베이비 부머들의 인생2모작 성공을 위한 절절한 사연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수기를 통해 베이비부머들이 중소·중견기업 재취업에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공모를 했으며, 내년에도 더욱 많은 재취업자를 대상으로 수기공모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금년 4월 센터 산하에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를 노동부로부터 지정받아 40․50대 중견전문인력의 재취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 사업개시 7개월째인 11월말까지 총 360명의 재취업을 성공시켰으며, 내년에는 2배가 넘는 700명 이상을 재취업 시킨다는 의욕적인 목표를 밝히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퇴직자는 누구나 종합고용지원센터를 통해 무료 재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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