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s 현대重, ''무거운'' M&A 전쟁 예고

by배장호 기자
2008.03.06 14:17:36

전초전 성격 ''동명모트롤'' 인수경쟁에선 두산이 "1 UP"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국내 중공업 분야의 양대 메이저인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조만간 펼쳐질 대형 건설·중공업 M&A 딜에서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 그룹은 이미 현대건설(00072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대한 인수 의향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한 상태. 양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가 건설 기계 조선 등 '무거운'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겹쳐질 전망이다. 

인수합병업계는 현대중공업(009540)이 현대건설에, 두산(000150)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을 더 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연이은 대형 중공업 M&A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재무적 투자자들의 암묵적 지지를 근거로,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호황으로 비축한 막대한 현금을 무기로 M&A에 적극 나설 뜻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두산과 현대중공업간 M&A 대전의 전초전 성격을 띤 인수합병 딜이 벌어져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유압기기 제조업체 `동명모트롤`을 두산그룹이 전격 인수한 것.

경쟁입찰 방식은 아니었지만 동명모트롤에 대해서는 현대중공업 역시 오랫동안 인수를 검토해 온 업체다.



동명모트롤은 지난해에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표이사가 회사를 인수할 당시 한독약품 김영진 회장 등 지인들이 출자를 했는데, 이들의 투자금 회수(cash out)를 위한 방편으로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던 것이다.

매물로 나온 당시부터 두산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작업에 나섰지만, 회사에 불리한 노사협약 부담 때문에 인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후문.

이런 사이 현대중공업이 동명모트롤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자, 두산그룹은 미뤘던 인수 결정을 서둘러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M&A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이번 동명모트롤 인수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견제심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그룹과 두산그룹은 사업포트폴리오가 헤비 인더스트리 위주로 겹쳐 이 분야 인수합병시장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동명모트롤 건은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동명모트롤은 국내 굴삭기 3대 메이저인 볼보그룹코리아,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모두에 유압기기를 주문자제작(OE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