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한화그룹 계열사, 주가전망 희비 엇갈려

by김세형 기자
2002.09.23 15:40:37

[edaily 김세형기자] 한화그룹이 지리하게 끌어오던 대한생명 인수를 확정지었다. 대한생명 매각은 대한생명이 보유중인 63빌딩과 신동아화재 주식(지분율 66.3%)도 함께 매각하는 방식이므로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로 생보사와 손보사를 동시에 갖게 됐다.

대한생명 인수확정과 함께 한화그룹주들이 급등하거나 낙폭을 줄이는 등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시장은 일단 인수확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주식시장에서 한화는 한 때 10%대를 넘나드는 강세를 기록하며 직전거래일보다 6.62% 상승한 2900원을 기록했고 한화 우선주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한화증권도 1.82% 상승한 채로 마감했지만 한 때 5%대의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이날 거래소시장이 3.51%(24.69P) 급락한 사실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강세 행진을 펼친 셈이다.

그러나 한화석화는 장중 한때 보합권까지 낙폭을 좁혔지만 뒷심부족으로 결국 4.86%(190원) 떨어진 3720원으로 마감했고, 동양백화점도 3.70%(220원) 하락한 5730원으로 끝마쳤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화그룹 계열사의 주가흐름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특히 한화를 비롯 한화석화, 한화증권 등 개별기업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화

동원증권 이정섭 애널리스트는 "한화는 그간 수차례의 코멘트를 통해 대생 인수에 전혀 출자하지 않거나명목상의 소액 출자를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대생 인수 확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고 예사했다.

특히 "정보통신부문 폐쇄로 인한 손실비용 등의 반영으로 올해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대비 초과상승은 힘들 것"이라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대생 인수확정을 계기로 그룹의 핵심사업이 금융, 유통, 레저로 굳혀지는 등 2단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매각 등을 통해 정리하고 선택된 사업은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화는 우리그룹의 지주회사로서 구조조정을 위해 현재 막대한 부동산의 현금화가 급속히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이 주가 상승의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석화

한화석화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LG투자증권 이을수 애널리스트는 "확정전부터 한화석화의 자금부담이 우려되면서 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 이제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한생명 인수는 그룹차원의 시너지 창출은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한화석화차원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박영훈 애널리스트도 "별로 상관도 없는 일에 자금을 출자하는 것은 득될 게 없다"며 특히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율이 80% 가까이 되는 회사에서 자금을 출자하므로 주가에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대한생명 인수로 가장 수혜를 볼 것처럼 보이는 계열사. 대한생명과 같은 금융계열사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지 않겠냐 싶은 기대감때문. 그러나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의 관계에서 보듯 그다지 우호적인 해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의 계열사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받는 수혜는 그다지 없어 보인다"며 "한화증권이 강세를 보이더라도 이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대한생명에 대해 인수후 3년간 한화계열사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등 제한조치를 뒀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너지도 당장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외형적인 시너지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주 우리증권 연구원도 한화그룹의 대생인수가 한화증권에 가져다 줄 시너지 효과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그룹내 대생이 있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섀도우이펙트(Shadow effect), 대생의 자산운용을 한화증권 계열사인 한화투신운용이 담당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운용자산규모 증대효과 등을 기대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 증권과 생명보험업은 고객층이 달라 연계가 깊지 않고 향후 대생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