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집값 상승세 급격히 둔화···"금융위기 때보다 하락폭 커"
by고준혁 기자
2022.08.02 10:33:34
블랙나이트 주택가격지수 인용
6월 전년比 상승률 17.3%, 전월比 2%p 하락
"모기지 금리 상승에 수요 급감 영향"
"수요 비해 공급 부족, 집값 상승 자체는 유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주택가격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때문으로 설명된다. 다만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 집값 상승 자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주택시장조사업체 블랙 나이트에서 발표하는 주택가격지수가 지난 6월 전년 동기 대비 17.3% 상승했다. 이는 전달 상승률 19.3%에서 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블랙 나이트 측은 “금융위기 기간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 1.19%포인트였다”면서 “2%포인트는 우리가 지수를 발표한 1970년대 초반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 상승률 둔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해 주택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지 모기지뉴스데일리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은 6월 6%를 넘어선 뒤, 최근에는 5%대에서 등락 중이다. 소폭 하락했지만, 3%대였던 올 초 수준에 비하면 2%포인트가량 높다.
블랙 나이트는 미국 집값이 전년보다 상승하는 추세 자체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주택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 간극은 향후 몇 개월간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블랙 나이트의 벤 그라보스케 대표는 “미국 전역의 주택 수요에 비해 주택 약 70만개가 부족하다”면서 “부족분을 메우려면 최소 1년은 걸릴 것”라고 예상했다.
한편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어도 미국 주택 보유자들은 대공황 때와 같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CNBC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부동산 가격은 큰 폭 상승하는 등에 주택 보유자의 재산 규모는 대공황 당시와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