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공수처 간담회, 30일 오전 진행…'尹공약' 설전 예고
by한광범 기자
2022.03.28 10:26:36
당초 29일 오후→한 차례 연기 후 확정
공수처 우월적 권한 두고 입장차 여전
[이데일리 한광범 하상렬 기자] 일정이 미뤄졌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 간담회가 오는 30일 오전에 진행된다. 공수처의 경우 법률상 대통령 및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일체의 보고 행위가 금지돼 있어 이번 간담회는 사실상 업무보고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인수위는 “공수처와의 간담회를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서울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비록 업무보고 형식이 아니지만 간담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공수처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수위는 공수처와의 간담회 일정을 정부부처 업무보고 마지막 날인 오는 29일 오후로 결정했다가 연기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를 중심으로 윤 당선인이 공수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상황에서 인수위가 공수처에 대한 불만을 간담회 연기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을 통해 공수처의 고위공직자 수사에서의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우월적 권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24조는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들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 공수처가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엔 이에 반드시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공수처의 우월적·독점적 지위가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사정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미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해둔 상태다.
간담회에선 인수위와 공수처 간 해당 조항 폐지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공약처럼 해당 조항이 삭제될 경우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우월적 수사권을 잃게 되며 사실상 공수처의 역할이 애매해진다.
앞서 공수처가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낸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여, 인수위 측과의 설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공수처법 24조 삭제 필요성을 묻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 질의에 “지속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해당 조항은) 기존 수사기관의 사건 임의 축소·확대 및 사건 은폐 의혹을 방지해 수사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며 “수사 기밀 유출과 인권침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수위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공약 비판을 이유로 전격 유예했던 법무부에 대한 업무보고를 29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와 관련해 28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기존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업무보고 자료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