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文 제 발 저린 사람처럼 과민… 尹 굳이 예민한 시기에”
by송혜수 기자
2022.02.11 10:54:1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야권 원로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적폐청산’ 발언에 “원론적인 얘기를 왜 굳이 하는가”라고 지적하면서 윤 후보의 사과를 요구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왜 꼭 제 발 저린 사람처럼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뭐 있느냐”라고 말했다.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
|
윤 전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통쾌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40% 가까운 국정 지지도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상당수의 당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는데 선거 기간이 가까워지면 자연히 이제 결속이 생기는 것을 상당히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 거 아니냐”라고 했다.
특히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독립운동가’에 빗대며 중용을 시사한 데 대해서도 “굳이 그거를 왜 자기가 언급을 하나. 지금 대통령 되지도 않았는데”라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윤 후보 발언에 직접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서 “사람이니까 분노할 수 있다. 더구나 자기가 임명했던 검찰총장인데 그런 소리를 하니까 분노하는 건 이해한다”라면서도 “그렇다고 또 정색을 하고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왜 꼭 제 발 저린 사람처럼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뭐 있느냐”며 “정 반응 보일 필요가 있다면 참모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얼마든지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안 할 수 있는 건데 딱 대통령이 막 즉각 전면에 나서서 반박하는데 그게 과연 적절한 반응이냐,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 후보와 만나 ‘뉴노멀준비위원회’ 구성을 조언하고 초대 위원장 자리를 요청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말을 이어나갔다. 윤 전 장관은 “앞에 뉴노멀 (얘기를) 한 건 제가 진지하게 얘기한 것이고 다만 이제 이 양반(이재명)이 수첩을 집어넣으면서 웃으면서 ‘나중에 이거 만들면 맡아주실 거죠?’ 하는 것은 반농담조였다. 나는 완전히 농담으로. ‘네? 아니, 뭐 실업자니까 시켜주시면 해야죠’ 뭐 이렇게 한 거거든요. 그런데 이걸 (수락한 양 발표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가 되면 내 나이가 몇살인지 아느냐. 아무리 노욕이 있다고 하지만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지 않나. 나도 완전히 농담으로 받았다”면서 영입설을 일축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근래에는 만나본 일이 없지만 (안 후보가)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 후보가 당내 세력이 없는 것이 안 후보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라며 “윤 후보가 당선이 유력한데 당내 세력이 있는 분이 아니란 걸 보면 그쪽으로 합류하는 게 정치적 장래로서도 유리하다고 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상에 모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라며 “만약 이 후보하고 무슨 결합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뭐 (국민의힘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일 수 있을 거 아니겠느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