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국·실장과 첫 만남에 "천수답·간헐천 통일부 안 된다"

by정다슬 기자
2020.07.28 10:38:57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대북사업…브레인스토밍 열어
"통일부 남북관계 활성화될 떄 덩달아 움직이는 조직 아냐"
"남쪽에서도 대중적인 평화통일 사업 발굴해야"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 천수답(天水畓)·간헐천(間歇川) 통일부는 안 된다.”

취임 이후 실·국장들과 첫 `브레인 스토밍`(자율토론)을 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8일 “대담하되 진중하고, 변화하되 안정감을 주는 통일부로 거듭나달라”며 이렇게 밝혔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북 사업을 발굴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준수하면서도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에 활로를 뚫어주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인영 신임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브레인스토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연 첫 회의에서 “남북 발전에서 공식적·공개적이고 대중적인 영역에서 통일부가 중심이 되는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장관은 비가 올 때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수답`이나 물이 흐르는 간헐천처럼 대북 관계에 따라 위상과 역할이 바뀌는 통일부가 아닌 남북 관계의 설계부터 실행, 한반도 평화 통일 시대라는 거대 담론을 설정할 수 있는 통일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장관은 “(남북) 당국간 대화 협력은 물론, 필요하다면 남쪽에서 대중적인 평화통일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민간단체, 지자체,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와 과감하게 열린 협력, 연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목표로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장관은 “정세는 새로운 통일부론(論)을 필요로 한다”며 “대결과 적대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평화 시대를 주도할 탄탄한 이론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은 남북 간 자유롭게 왕래하고 투자하는 초보적 단계를 지나, 산업과 자원이 연합하고 시장과 화폐가 통합되는 단계를 거쳐, 재정과 정치의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를 포괄하는 것이 될 거라고 설명했다.

남북간의 합의와 약속이라면 그 어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야 한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당면한 교착과 냉담을 벗어내고 먹는 것(식량 지원), 아픈 것(의약품 지원),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의견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아주 작은 약속이라도 남북간 약속하면 실천하고 견지하는 자세를 가지면 우리가 원하는 큰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