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치킨 규제하라" 부동산 풍자 청원 하루 만에 비공개 전환

by박한나 기자
2020.07.16 09:33:27

가맹주 피해 우려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사서 요청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치킨에 빗대 풍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치킨계의 다주택자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 만에 1만2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해당 청원은 게재 하루 만인 15일 청원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 처리되면서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당 청원에 명시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본사가 청원글의 제목과 내용으로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청와대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특정 기업명을 언급해 비방하거나 범죄사건을 과도하게 묘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면 문제가 된 부분을 관리자가 수정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이번 청원의 경우 글 자체를 비공개했기 때문에 과도한 조치라는 시선도 있다.

청원인은 다주택자 규제 정책을 치킨으로 패러디했고 정책의 세부내용을 들어 하나씩 들어 치킨에 비유했다. 다주택자는 ‘다치킨자’, 일시적 2주택자은 ‘일시적 2주택’으로 표현했고 양도세와 종부세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대책을 과세에서만 찾는다는 비판인 셈이다.



청원인은 “불쌍한 서민들이 폭등하는 닭값에 치킨 한 마리를 못 먹는 것은 ‘호식이 두 마리 치킨’ 같은 다치킨자들의 책임입니다. 국민들은 모두 서민답게 치킨 한 마리씩을 시켜먹는데 소위 돈 좀 있다는 자본가들이 한 번에 두 마리씩 맛있는 치킨을 시켜먹어 상대적 박탈감을 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두 마리의 치킨을 팔겠다면 ‘일시적 2치킨’의 경우에는 한 마리를 다 먹은 후 나머지 한 마리를 1시간 내 다 먹지 못할 시 양도세로 징벌하라”고 했다.

또 “조정지역 내에서 감히 치킨을 두 마리나 먹을 시 다리를 뜯으면 날개를, 날개를 뜯으면 어깨봉을 보유세로 뜯어내 사회적 평등을 이뤄달라”며 “치킨을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감히 건방지게 또 치킨을 시켜먹으면 바삭바삭한 닭껍질과 콜라를 취득세 명목으로 뜯어내 달라”고도 했다.

이어 “은퇴한 나이 든 어르신이 비싼 메뉴를 드시려 하면 밥그릇 자체를 종부세 명목으로 박살 내 달라”며 고가 1주택을 가진 은퇴자의 종부세 부담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면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 누구나 평등하게 서민답게 개울 안 가재나 붕어, 개구리처럼 1인 1치킨으로 살아가게끔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