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3.07.08 12:19:33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가정보원의 고강도 개혁을 촉구함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국정원 국내정치 파트의 기능과 역할이 축소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과거 정권부터 국정원은 많은 논쟁의 대상이 돼왔는데 이번 기회에 국정원도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국정원 개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국정원은 그 본연의 업무인, 남북대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대북정보 기능 강화와 사이버테러 등에 대응하고 경제안보를 지키는 데 전념하도록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며 구체적인 개혁 방향까지 제시했다.
국정원이 ‘댓글’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국정원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급기야 박 대통령까지 나서 개혁을 촉구하면서 국정원이 어떤 개혁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본연의 역할로 대북정보, 사이버테러, 경제안보를 언급한 점으로 미루어 국내정치 파트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개혁안을 예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1차장은 해외, 2차장은 국내, 3차장은 북한을 각각 담당하고 있는 국정원 조직에 근본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국내정치 파트 개혁에 대한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5선 중진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기회에 국정원 국내정치 파트를 과감히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당의 최종 입장으로 정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정치 파트를 없애자는 의견이 많지만, 이를 판단할 단 한 가지 기준은 ‘정치권에 종북세력이 있나 없나’라고 본다”면서 “종북세력이 있다면 국내정치를 완전히 없애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국내업무 담당 조직을 아예 해체하거나 국내 대상 활동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 개혁 법안도 속속 국회에 제출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원의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변경하고 국내정보 수집 업무를 폐지토록 하는 내용의 국정원 전면 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은 조만간 국내 보안정보수집 권한을 폐지하고 수사권을 제한하며 국회의 예산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