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운영 첫날 거래대금 202억원...애프터마켓 ‘활기’
by김경은 기자
2025.03.05 08:44:46
메인마켓 88억원, 애프터마켓 113억원...코스닥 종목 거래 집중
한국거래소 대비 거래 규모 13% 수준
주가변동 안정적…거래소 종가 대비 0.27% 상승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 최초의 대체거래소 넥스트트레이드(NXT)가 공식 출범해 첫날 202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특히 ‘퇴근길’ 애프터마켓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며 투자자들 관심을 끌었다.
 |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4일 개장했다. 애프터마켓이 열린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넥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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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메인마켓(오전 10시~오후 3시 20분) 거래량은 21만3983주, 거래대금은 88억3244만원을 기록했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에서는 거래량 22만758주, 거래대금 113억6261만원으로 메인마켓을 상회했다. 한국거래소 폐장 이후 애프터마켓 거래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5%가까이 급등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를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되면서, 코스닥 종목 거래가 코스피의 2.5배 이상 많았다. 와이지엔터에만 155억2783만원이 몰렸다.
메인마켓 거래 시점의 한국거래소 대비 거래 규모는 동일 종목 기준 약 13% 수준이었다.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으면 유리한 조건으로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이 적용, 거래량이 풍부한 한국거래소에 주로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변동은 안정적이었다. NXT 평균 등락률은 거래소 종가 대비 0.27% 상승했다. 종목별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1.21%), 코오롱인더(120110)(-1.02%), 에스에프에이(056190)(-0.26%) 3곳은 내렸고 동국제약(086450)(0.97%), LG유플러스(032640)(0.57%), S-Oil(010950)(0.54%), 제일기획(030000)(0.45%), 롯데쇼핑(023530)(0.16%) 상승했다. 컴투스·골즈폰은 주가가 변동 없었다.
거래 첫날은 대체로 무난했다. NXT의 출범으로 70년간 지속된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종식되고 복수 주식 거래시장 시대가 열렸다. 현재 10개 종목으로 시작했지만 2분기 말까지 800개 이상 종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NXT는 하루 12시간 거래, 중간가 호가, 스톱 지정가 호가 등 새로운 주문 방식, 그리고 기존 대비 20~40% 인하된 수수료 등을 특징으로 한다.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 수수료 경쟁도 치열하다. 키움증권은 NXT를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국내 주식을 거래하면 매매 수수료 0.0145%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KRX)를 통한 코스피·코스닥·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 매매 수수료율은 0.015%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기준 0.490%에서 0.486%로, 온라인은 0.140%에서 0.136%로 낮췄다. 토스증권은 거래수수료를 0.014%로 내리고 KB증권은 수수료 한시적 면제 조치에 따라 위탁 수수료율(0.0022763%) 인하를 반영했다.
매매 체결 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증권사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어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RX의 유관기관 수수료·제비용률은 0.0036396%, NXT는 0.0031833%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의 ATS 도입 사례처럼 한국에서도 ATS 도입 시 거래량·거래대금 등 증시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ATS 도입 등에 따른) 자본시장의 질적 개선과 유동성의 증가는 증권사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 모멘텀으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연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대체거래소 설립으로 증권사가 연간 벌어들이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최대 1조 7000억원까지 늘어나리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