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약세…자사주 매입으로 낙폭 제한

by이용성 기자
2023.10.26 09:35:10

[특징주]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영풍제지(006740)의 시세조종 창구로 이용되면서 미수금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20분 현재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2.73% 하락한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영풍제지가 지난 18일 이후 일주일만에 거래가 재개돼 개장 직후 하한가로 떨어지면서 키움증권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이 영풍제지의 하한가를 예상했고, 전날 키움증권이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한다는 소식에 낙폭은 제한적이다.

앞서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윤모 씨 등 4명은 100여개에 달하는 다수의 계좌를 동원해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 과정에서 키움증권 창구를 통해 시세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이 해당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로 올린 것과는 반대로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지난 18일까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다. 이를 주가조작 세력이 악용해 시세조종의 창구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키움증권은 거래정지된 영풍제지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으나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이튿날 주가가 23% 넘게 하락했다.

이후 키움증권은 전날 미래에셋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700억원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2024년 4월24일까지다. 키움증권은 “투자자가 안전하고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더욱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위해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조직 개편 및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향후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하여 주주 가치 제고에 활용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사태로 향후 수익성 둔화의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추가 주가 하락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부통제 강화가 예상되며, 이에 당분간 다소 소극적인 영업전략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새로운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슈가 없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우려는 기우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진적인 미수채권 회수와 자사주 매입에 따라 밸류에이션은 느리지만, 꾸준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