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만 남았다'…거리두기 전면해제 기대반 우려반
by양희동 기자
2022.04.17 16:58:18
사적모임·영업시간제한 모두 사라져…2년1개월만
25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도 ‘1→2급’ 하향
7일 격리 4주간 유지 뒤 ‘의무→권고’ 전환
"현 정부 성과 위한 섣부른 조치…고위험군 보호 미흡"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1개월간 유지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전면 해제된다. 사적모임인원 및 영업시간제한 등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 조치가 없어지고,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셈이다.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도 25일부터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되고, 안정세를 보이면 4주 후엔 확진자 격리의무도 권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실외 마스크도 2주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 이후 벗는 방안이 논의될 계획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하루 앞둔 17일 경기도 안성팜랜드 호밀밭에 ‘굿바이 코로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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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등급 하향과 방역 조치 해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9만 3001명(누적 1630만 5752명)으로 집계됐다. 일요일 확진자가 10만명 미만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13일(5만 6431명) 이후 65일만이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도 893명으로 지난달 6일(885명) 이후 41일만에 800명대로 내려왔다. 사망자는 203명(누적 2만 1092명·치명률 0.13%)으로 감소세가 유지됐다. 전국의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도 46.9%로 안정세를 유지했고, 재택치료자는 83만 4058명(집중관리군 7만 1898명)으로 3월 초 수준까지 감소한 상태다.
정부는 이같은 지표들을 근거로 오미크론 재유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18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전 해제한다. 다만 영업시간제한은 혼선을 막기 위해 18일 오전 5시부터 푼다. 이어 영화관에서 팝콘과 음료수를 먹는 등의 다중이용시설 실내 취식은 1주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25일부터 허용한다. 실내 마스크는 당분간 착용이 불가피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은 2주 후 방역상황을 평가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 전환에 맞춰 코로나 19 감염병 등급도 25일부터 하향(1→2급)한다. 2급 감염병은 결핵·홍역·콜레라 등 11종 환자만 격리 의무가 있지만 고시개정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도 현행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하고, 치료비·생활비 등 지원을 계속한다. 그러나 등급 하향 이후 4주간 안정세가 지속되면, 5월 말엔 안착기로 판단해 격리 의무를 권고로 변경할 방침이다.
재택치료도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는 시점까지 유지하고, 이후엔 동네 병·의원이 대면진료를 담당한다. 이를 위한 준비기간엔 동네 병·의원 등 외래진료센터를 지속 확충해 일반의료체계 전환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재유행에 대비해 호흡기 진료 등이 가능한 인력·시설 등을 갖춘 대면진료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유지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K방역’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섣불리 방역규제를 완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확진자가 매일 10만명 안팎 발생하는 유행 상황에서 거리두기 해제와 감염병 등급 하향이 재유행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전략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그냥 2급으로 가는게 맞는지 고민이 있고, 거리두기 해제도 오미크론이 충분히 진정되고 확실히 안전한 상황에서 시작해야 했다”며 “유행 규모가 커져 1급으로 유지하기엔 재정적 부담이 큰 것은 인정하지만, 일상적인 의료체계 내에서 흡수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는 “K방역 등을 온전히 현 정부의 성과물로 남기려는 욕심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다고 엔데믹(풍토병화)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