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한종희, '삼성-LG' OLED 동맹설에 "가능성 열려있다"

by신중섭 기자
2022.01.06 11:00:00

한종희 부회장, 美라스베이거스서 기자간담회
OLED 공급계약설 묻자 "가능성 다 열어놔"
강하게 선그어왔으나 이날 처음 '가능성' 언급
QD 전시 불발에 대해선 "원하는 수량 안 나와"
M&A 대해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 나올 것"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DX부문장이 지난해부터 TV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LG디스플레이(034220)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계약설에 대해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있다”고 발언했다. 공급 계약 전망을 강하게 부인해 왔던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동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왼쪽부터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이재승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사진=삼성전자)
한 부회장은 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연말 소비자가전(CE) 부문과 IT모바일(IM)부문을 통합한 DX(Device eXperience) 부문장을 맡게 된 이후 첫 기자간담회다. 간담회에는 노태문 사장·MX(모바일)사업부장과 이재승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이 동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지난해부터 불거진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부회장은 첫 질문엔 “확정된 게 없어 말씀을 못 드리는 것”이라며 “확정이 되면 먼저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으나, 이후에도 관련 질문이 나오자 “OLED 부분에 대해선 ‘구매한다, 안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있다”며 “정확하게 언제 될 거 같고, 실패하나 이런 건 말씀 못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건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쓰기로 하면 말씀드리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설은 지난해 상반기 처음으로 업계에 등장했다. 하지만 삼성이 그간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WOLED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결국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의 공급 계약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동맹설’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다시금 증권가와 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150만~200만대분을 공급받는 내용으로 막바지 협의 중이라는 다소 구체적인 내용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시작한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QD OLED TV를 출시해 올해 ‘투 트랙’으로 OLED TV 총 2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는 내용도 덧붙여졌다.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QD OLED TV를 이번 CES 2022에 선보이지 않은 이유와 상용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Q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쪽에서 원하는 수량이 나오지 않아 뺐다”며 “수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소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대형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대형 M&A는 부품과 세트 쪽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두 부문 다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고 많이 보고 있다”며 “최우선적으로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것도 있고 단기적인 것도 있는데 둘다 보고 검토하고 있다”며 “어느 것이 먼저 성사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고 그걸 향해 뛰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M&A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세트 사업을 DX 부문으로 통합한 배경과 향후 사업 비전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그간 혁신 기술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한 그 결과, 연간 약 5억대의 기기가 전 세계에 판매돼 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들의 일상에 스며 들어 있다”며 “이제 통합된 DX 부문 체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창출을 위한 주요 실천 방향도 소개했다. △광범위한 제품·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고객 중심의 경계 없는 혁신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등 미래 핵심 기술과 친환경 기술 개발 △다양한 분야와의 개방적 협업과 신사업 발굴을 위한 과감한 시도 등이다.

2022년 DX 부문 주요 사업 방향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초격차 유지 △비스포크 가전의 글로벌 확산과 스마트홈 경험 제공 △폴더블 성공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과 갤럭시 에코시스템 강화 등을 꼽았다.

한 부회장은 “업계 리더로서 개방적 파트너십으로 스마트폰 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기기 간 고도화된 연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회와 지구에 기여하는 확대된 갤럭시 경험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