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 일본도 미국도 구인난…임금인상 줄이어
by김무연 기자
2021.11.16 10:43:20
日, 지난달 평균시급 1103엔…2개월 연속 최고 경신
긴급사태 선언 해제에 식당 일제히 채용 나서 구인난
아마존 등 美 주요 기업, 임금 인상에 보너스까지 책정
기업 비용 소비자에 전가…인플레이션 심화 우려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전 세계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각국 기업은 임금을 올리며 구직자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된 대외활동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데다 인력 부족분을 메우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마저 원활하지 않아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들조차 정상 영업에 애를 먹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지난달 일본 식당 계열 아르바이트 시급이 전년 동월 대비 2.4%(25엔) 상승한 1050엔(약 1만800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평균시급은 15엔(1.4%) 오른 1103엔(약 1만1400원)으로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닛케이는 술집, 식당 영업 제한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되면서 선술집 등에서 구인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정상 영업이 어려웠던 외식업체들이 일제히 채용에 나서자 경쟁사보다 더 빨리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리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선술집을 낸 일본의 한 상인은 닛케이에 “당초 직원을 모집할 때 시급을 1041엔(약 1만700원)으로 책정했지만 다른 식당이 1050엔(약 1만1300원)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결국 시급을 1100엔으로 올려서 직원을 구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선술집 점주는 구직자를 소개해 준 직원에게 보너스로 1만~2만엔(약 10만3500~20만7000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인난은 일본 물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수도권의 물류 작업원의 평균 시급은 1168엔(약 1만2000원)이지만, 주요 물류업체는 이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면서 구직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식당이나 물류 창고의 노동력 부족 해소에 일조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유학생의 입국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웃돈을 주고 직원을 구하는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 고용을 지원하는 윌그룹 담당자는 “유학생의 본격적인 입국은 내년 2~4월 쯤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학교나 기업이 많다”라면서 “음식점 등 성수기인 연말에 인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고 짚었다.
|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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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에 임금을 올리는 것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미국 기업들도 구인난에 허덕이며 기본 시급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스타벅스가 내년 여름부터 2년 이상 2년 이상 일한 직원의 급여를 5%, 5년 이상 일한 직원의 급여는 10% 인상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에도 기존 직원의 급여를 10% 이상 인상한 바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치폴레는 최근 시간당 임금을 15달러로 올렸다. 맥도날드도 임금을 10% 인상했지만, 여전히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매장은 업무 시간을 단축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또한 근로자 유치를 위해 지난 9월 평균 기본급을 시간당 18달러(약 2만1400원)로 인상했다. 이번 겨울 계절 기간제 근로자는 지역에 따라 최대 3000달러(약 356만2500원)의 보너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야간이나 주말 교대 근무를 원하는 근로자에게는 시간당 최대 3달러(약 3500원)의 추가 근무 수당도 지급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 탈퇴로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의 기업 및 자영업자도 임금 인상을 고려 중이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민간 고용주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직원 급여를 평균 2.5% 인상할 계획이다. 직전 조사에서 영국 민간 고용주들은 2.2% 인상할 것이라 밝혔지만,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임금 상승률을 높게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금 인상은 기업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해당 비용이 상품 가격에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을 기록, 3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세계 각국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