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피한 두산중공업, 수출·신사업 확대 생존과제로

by남궁민관 기자
2017.10.22 14:54:13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한수원 새울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공사재개가 결정되면서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원전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탈원전 기조는 이어질 전망으로, 원전기술력 유지를 위한 수출 확대 및 신사업 발굴 등이 생존을 담보할 필수 과제가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관련 지난 19일 공론화위원회가 공사재개를 권고함에 따라 정부는 오는 24일 국무회의를 걸쳐 건설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공론조사가 나올 경우 이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만큼 사실상 공사재개는 확실시된다.

두산중공업(034020)은 일단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에 대한 정부의 최종 심의·의결이 마무리되면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과 구체적인 공사 일정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론화위원회의 공론조사 진행으로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되며 발생한 피해 보상과 관련된 협의도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12일 국정감사에서 “공사가 중단된 직후부터 현재까지 약 3개월간 40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론화위원회의 이같은 결정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등 두산중공업을 둘러싼 단기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된 분위기다. 이수민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단기로 두산중공업 영업실적·신용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가능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으로 7월 14일 이후 중단된 해당 공사의 매출 및 수익 인식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관련 큰 폭의 기대매출액 감소가 예상돼 왔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에 2조3000억원 규모 원자로·증기발생기·발전터빈 등 주기기를 공급 중이었으며, 컨소시엄을 통해 시공업체로도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공사재개로 주기기 관련 1조1300억원, 건설공사 관련 3900억원의 도급잔액을 향후 매출에 다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중장기적으로 원전 수출 및 신사업 발굴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명확해졌다. 이번 공론화위원회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와 별개로 향후 원전 정책 방향성에 대한 공론조사도 이뤄졌으며, 결과적으로 축소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우선 원전 수출과 관련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지속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탈원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글로벌 고객사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각 업체들의 수출을 도와야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일단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로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에 대한 원전 수출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황. 우선 영국은 총 21조원 규모의 차세대 원전을 건설하는 ‘무어사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내년 상반기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체코는 내년 입찰을 시작해 2019년 사업자 선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 발굴과 관련 두산중공업은 원전해체기술을 비롯해 가스터빈 개발, 풍력발전 등을 주목하고 사업성과 가시화를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원전 수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돕겠다고 약속한만큼 관련 업계와 함께 활발한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신사업들은 탈원전과 무관하게 준비해왔던 것들이지만, 현재 상황에 따라 사업화에 속도를 좀 더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