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에 한국 2개사 제품"… 비군사용 부품
by최선 기자
2014.04.11 14:09:21
GPS 정보 분석 뒤에야 소행 근원 결론 지을 수 있어
| 군 당국이 11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북 추정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무인기에 탑재된 부품과 카메라 재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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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선 기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에 대해 군 당국이 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산 부품이 일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미국, 중국, 일본, 체코 등 다양한 국가의 부품이 사용됐다.
하지만 제품번호 등이 물리적으로 지워진 흔적이 있어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은 CPU 메모리에 저장된 GPS 정보를 분석한 뒤에야 소행의 근원을 결론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무인기 조사에 참여한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11일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CPU보드에 장착된 메모리는 ‘삼성’ 제품이었으며 RC용 구동기와 서보(SERVO) 모터는 한국 회사인 ‘하이텍’의 제품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삼성 메모리칩은 CPU 설계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메모리로 4메가 D램(RAM)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하이텍사의 RC용 부품은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되는 제품이다. 모두 국내외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비군사용 부품이다.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동일 형상 무인기에는 일본산 엔진이 쓰였으며, 제조사 미상의 목재 프로펠러가 장착됐다. 스위스산 GPS 수신기, 일본산 자이로센서와 서보모터 구동기가 쓰였다. 하지만 고해상도 사진 전송기는 발견되지 않아 실시간 전송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기체형상이 다른 백령도 추락 무인기에는 체코산 엔진이 사용됐다. 미국제 자동조종보드와 GPS안테나, 중국제 CPU, 일본제 RC수신기 등이 장착돼 있었다. 파주·삼척 무인기는 근거리 조종이 불가능했던 반면 백령도 무인기는 시계 조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합동조사단은 이들 무인기에 저장된 GPS 정보를 분석해야 이륙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에는 풀밭, 발사대로 추정되는 물체가 사진이 발견돼 비행전 찍힌 사진으로 분석됐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ADD 관계자는 “정황적으로 봤을 때는 ‘발사대 위에서 비행기가 놓여져 있는 상태에서 점검용으로 촬영한 사진’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사진에서 북한임을 증명할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증거 훼손 가능성이 있어 메모리칩과 운영체제에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는 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명확하게 수집해서 분석한 뒤 최종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