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땅 中서부]⑤`내륙의 용광로` 량장신구

by윤도진 기자
2011.05.20 14:03:01

총 1200㎢ 부지 `금융+과학·제조·물류` 핵심으로
美·日등 앞다퉈 진출..`한중산업원` 계획도

[충칭=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승합차 계기판에 보이는 외부 온도 섭씨 40도. 이른 무더위 속에 지난 19일 방문한 충칭(重慶)은 한마디로 `거대한 공사판`이었다. 도심 곳곳에 솟은 신축 건물들 사이로 또 높은 타워크레인이 새로운 건물들을 쏟아내는 도시의 열기는 체감온도를 더욱 높였다.

충칭으로 통하는 하늘 길의 관문인 장베이(江北)공항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량장(兩江)신구는 창장(長江)과 자링(嘉凌)강 사이에 위치했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전체 크기는 1200㎢에 달하며 개발될 건설용지 면적만 서울 면적(605.25㎢)과 엇비슷한 550㎢에 이른다.
 

▲ 량장신구 내 장베이(江北)구. 신축건물과 건립중인 빌딩, 개발부지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량장신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 주도로 2008년 기획돼 작년 6월 국무원 의결과 함께 정식 출범했다. 이제 막 중앙 정부의 지원과 함께 개발에 탄력을 붙이고 있는 중이다.

량장신구는 가는 곳마다 산을 깎아 터를 닦고 길을 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십 수백 기의 타워크레인과 덤프트럭, 굴삭기가 어우러져 `내륙의 용광로`라 할만한 개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곳은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와 톈진(天津) 빈하이(賓海)신구에 이은 중국 3번째 국가급 신구. 1980년대부터 10년을 주기로 선전특구와 푸둥신구, 빈하이신구가 차례로 중국 동부 연안의 개혁 개방에 앞장섰다면 량장신구는 중국 서부대개발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충칭 도심지역 일부를 끌어안고 개발되는 량장신구는 `1심4대`의 구조로 조성된다. 충칭의 루자쭈이(陸家嘴)를 꿈꾸는 ▲금융비즈니스센터가 1심(心), ▲고신기술산업대 ▲도시경제산업대 ▲물류공업산업대 ▲선진제조산업대가 4대(帶)다.


이 곳은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구조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12·5규획(제12차5개년규획, 2011~2015년)의 실현 무대답게 외자 기업들의 관심도 늘고 있었다.

량잉샤(梁應霞) 량장신구 경제발전국 부국장은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이미 64개사가 입주해 75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코카콜라 마쯔다 포드 BP 하니웰 바오스틸 피아트 차이나모바일 포스코 펩시 등의 기업이 이미 이 곳에 이름을 올리고 생산에 나서고 있다.



▲ 량장신구의 지리적 입지를 보여주는 전시물.
량 부국장은 "미국기업이 17개로 가장 많고 일본기업이 12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 연안지역의 성장 속도가 차차 줄어들고 있지만 서부지역은 생산, 투자, 소비 모두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이 곳에서 미래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까지 3단계로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량장신구는 2012년까지 글로벌 500대 기업중 200개를 유치하고 무역액 300억달러를 달성하며 2013~2020년 사이 연간 공업생산액 1억위안의 경제 규모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입주해 있는 포스코(005490) 외에 한국타이어(000240)정도가 지난 18일 착공식을 가지며 이곳에 발을 들인 수준이다.

하지만 선진 제조산업대 안에 한국 기업들만의 단지인 `한·중산업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진출 전망은 어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중산업원은 중국 상무부와 한국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이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며 오는 30일 양국 대표가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리신밍(李新明) 량장신구 관리위원회 부주임은 "한국은 량장신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전자 산업 모두 기술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량장신구가 가진 저렴한 노동력과 토지가격, 넓은 시장은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