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강국)②지구 반대편도 뚫는다

by정태선 기자
2008.11.26 13:56:10

석유개발..연간 `3천억 영업이익 시대`
산유국의 꿈 다가온다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열 곳 가운데 한개 정도만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유전탐사 개발이다. 어찌보면 도박같은 도전이다.

그러나 SK에너지(096770)는 25년 가까이 에너지 독립국의 꿈을 키워오면서 유전개발의 노하우를 키워왔다.

지난달 초 브라질 BMC-30 광구를 시추하는 과정에서 원유층을 발견했다는 낭보만해도 브라질 진출 8여년만에 성공한 프로젝트다.

브라질 에스피리투 산토(Espirito Santo) 연안의 캄포스 분지에 위치한 해상광구로, SK에너지는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이번에 원유층을 발견한 산토스 분지는 지난 4월 330억배럴 규모의 카리오카 유전이 발견되는 등 유전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 곳은 현재 정확한 원유 추정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평가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정준 SK에너지 해외사업 및 화학사업 사장은 "이번 브라질 광구에서의 탐사 성공은 지속적으로 광구개발을 진행해온 성과"라며 "자원독립국으로 가기위한 해외자원 개발 노력의 또 다른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SK에너지가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역사는 故 최종현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공확률이 희박한 도박같은 사업이라며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최종현 회장은 유전탐사개발 사업을 밀어붙였다. 해외 메이저 정유회사들에 원유를 마냥 의존하는 게 더 위험하다는게 최종현 회장의 생각이었다.

1983년 4월 SK는 미국의 코노코社와 공동으로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석유개발에 300만달러 가량을 투자해 지분 5%를 취득하면서부터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 시동을 걸었다.

8개월에 걸쳐 8개 탐사정을 시추했지만 결과는 실패. 미미한 유징(유전징후)을 발견하는데 그쳤다. 이듬해 초 개발권을 반납하고 투자금은 날렸다.

그러나 최종현 회장은 "회사는 이익의 15%이상을 매년 석유개발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실패하더라도 참여한 직원들을 문책하지 않았다.

바로 다음 기회가 왔다. SK는 첫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84년 2월 북예멘 마리브 광구의 개발권 지분을 인수해 다시 석유개발사업에 도전했다. 속칭 '대박'이었다.

탐사한 지 3년이 넘어가는 87년말쯤 마리브 알리프 유전에서 하루 15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밑천 삼아 SK에너지의 유전탐사는 지속되고 있다.

선대의 유지를 받들어 최태원 회장은 해외 자원개발 부서의 의사결정 구조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자원개발 지원부서 2곳을 신설하는 등 자원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 SK에너지 개발·생산 및 탐사광구


SK에너지는 25년간 유전개발에 쏟아부은 투자금액 15억 달러 이상을 이미 회수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현재 17개국 32개 광구에서 석유 및 가스를 탐사, 생산 중이며 이들 광구는 총 5억 배럴의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2만5000배럴에 해당하는 원유와 가스를 생산 중이다. 특히 올해 브라질 BMC-8 광구에서의 생산이 정상화되면, 일일 생산량을 3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유전개발사업을 지금 모두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20년간 들어올 돈의 현재가치가 18억달러가 넘는다.

석유 등 자원개발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년 각각 0.6%, 4.7%에서 지난해 1.18%와 12%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상반기 매출의 1.6%, 영입이익의 13.3%를 차지하며 이익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자원개발은 이제 돈이 되는 진짜 알짜사업이 되고 있다. 자원개발사업은 현재 6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SK에너지의 전사 영업이익률이 5%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정도나 수익성이 좋은지 짐작할 수 있다. 
 
올 3분기까지 석유개발사업에서 분기 사상 최초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는 2504억원을 기록해 '연간 3000억원 영업이익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의 석유개발 사업에 대한 강한 집념은 투자금액을 보더라고 알수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자원개발에만 4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같은 투자비는 불과 5년 전인 2004년 670억원 규모에 비하면 600% 이상 크게 늘어 난 것이다. 올해엔 6300억원을 자원개발 투자금액으로 책정했다.

SK에너지는 "최근의 국제적 여건이 석유파동 당시보다 더 자원부국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자원 독립국으로 자리잡는데 대표 자원개발 기업으로서 최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자원개발의 지속적 투자를 통해 2015년까지 보유 원유 매장량을 10억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한다는 계획이다. 
 
▲ 베트남 15-1 광구
이를 통해 2016년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에너지 자주화 비율 20%’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를 위해 △핵심개발지역 역량 집중 △석유개발사업을 위한 해외네트워크 강화 △사업영역·형태 다변화 △인력확충 및 기술력 확보 등 4가지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중이다. 

홍윤기 석유개발사업부 팀장은 "시장을 4개 권역으로 묶어 유전탐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선 페루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 연안국 및 중동의 신규개방 지역 등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지역, 그리고 북해 지역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또한 해외 네트워크 보강 및 확대를 위해 지난 2004년에는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 사업 관리와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페루 리마에 지사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지사를 설립키도 했다.

아울러 비산유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포화상태에 있는 내수시장을 벗어나 '아태지역 에너지·화학사업의 새로운 메이저'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