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주택값' 주요국 3위…한은 "금리 올릴수록 주택값 하락"
by최정희 기자
2022.09.22 11:00:00
한은, 9월 금융안정 상황
기준금리 인상, 주담대 전가 정도 8번째로 높아
주담대 변동금리 비율 53%, 13위 수준 중위권
소득 대비 주택값, 장기 추세 상회 정도는 ''최고''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다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이라 기준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집값 하락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22일 한은이 발간한 ‘9월 금융상황 안정’에 따르면 작년 6월 이후 정책금리 인상폭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함께 고려한 기준금리 인상의 주택담보대출 전가 정도가 106bp(1bp=0.01%포인트)로 31개 주요국 중 폴란드, 노르웨이 등에 이어 8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율은 53%로 비교 대상 31개국 중 13위로 중위권에 위치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동유럽 개발도상국 등이 대부분이고 독일(11%) 등 여타 주요 선진국은 상당히 낮았다.
한은은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가격 하방 압력이 주요국 중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주택 가격 상승이 높은 가계부채 비율 상승을 동반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비교적 높은 주담대 의존도와 변동금리 비율을 통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높이고 주택 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이후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주요국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우리나라 주택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전문가 8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이 각각 89.7%, 45.9%에 달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올 1분기 또는 4~5월까지 주택 가격을 2020년 1분기 대비로 비교한 결과 최고점 기준 주택 가격이 25.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5위로 다소 높은 편이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의 경우 이 기간 21%포인트 올라 비교 대상 국가 33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PIR을 장기 추세치와 비교한 수치로는 가장 높았다. PIR갭률이 무려 10.4%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실제로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말 200.7%로 OECD 36개국 중 7번째로 높았다. 가계부채 비율 상승 속도는 2009년 이후 57.7%포인트를 기록, 가장 크게 상승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수준은 작년말 12.7%로 2년간 0.6%포인트 상승, 가장 크게 증가했다.
더구나 주담대 이용가구 비율은 작년 기준 30.7%에 달했다. 10가구 중 3가구는 주담대를 이용했다. 이는 주요국 평균 29.5%를 넘는 수준이다.
그나마 한은은 “그동안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의 영향으로 주담대 평균 주택담보대출(LTV) 규제 비율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대출 건전성 관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주택 가격 하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커 주택 가격 조정이 금융안정에 미칠 요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