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훈풍 탄 건설업계, 아파트 용지 '사냥' 나섰다

by양희동 기자
2014.03.06 11:37:42

△올해 주택시장 회복세가 점쳐지면서 건설사들이 택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 짓고 있는 ‘엠코타운 센트로엘’ 아파트 현장.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해 말 경북혁신도시 1단계 공동주택용지(전용면적 60~85㎡ 규모) 분양에 무려 339개 건설사가 신청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각종 부동산 ‘대못 규제’를 대거 풀면서 지난해 청약 성적이 좋았던 대구지역 택지 공급에 건설사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례신도시와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청약 성공을 거두고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건설사와 부동산 시행사들이 앞다퉈 신규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땅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택지 매입은 주로 중소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형 건설사까지 가세하면서 알짜 공공택지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요즘처럼 주택 경기가 좋을 때 일감을 확보하고 사업을 벌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업계 전반에 강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택지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수도권과 광역시 공공택지, 혁신도시 등에서 공동주택용지 13개 필지를 사들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달간 경기도 광명역세권과 의정부 민락지구, 충남 아산 탕정지구 등의 공공택지 9개 필지를 한꺼번에 매입했다. 이들 13개 필지에 지을 수 있는 아파트 규모는 약 1만가구에 달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올해 주택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고 당장 사업이 가능한 땅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9월 이후 강릉 유천지구, 평택 소사벌,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 등 3개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다. 강릉 유천지구의 경우에는 124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차지한 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나 도시개발사업지구 등 다양한 경로로 쓸만한 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부영과 중흥건설, 이지건설, 모아건설, 이테크건설 등의 중견건설사들도 택지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분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증 채무 부담으로 한동안 주택사업을 꺼리던 대형 건설사들도 택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에서 전용 85㎡ 초과 공동주택용지 2개 블록을 매입하고 오랜만에 자체사업에 나선다. 대림산업도 공공택지를 매입하기 위해 최근 남양주 진건지구 등의 사업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분야는 정비사업 위주로 진행해왔지만 올해부터 주택사업을 확대키로 했다”며 “사업성이 양호한 공공택지 위주로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