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정 기자
2009.11.27 14:58:18
한국證, 두바이 대신 말레이시아서 수쿠크발행 추진
"경제회복에서 나타나는 진통일뿐..예상됐던 일"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을 준비하던 증권사들이 두바이발 쇼크에 잔뜩 움츠러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이슬람관련 익스포저가 두드러진 곳은 아직 없다. 두바이가 아닌 말레이시아를 통해 이슬람채권 발행을 진행하는 등 두바이쇼크의 직접적인 피해는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년부터 국내기업의 이슬람채권 발행을 위해 법인세 원천징수 면제 등 세제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이슬람권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수쿠크를 발행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두바이 오피스타워 매입 등도 추진해왔다. 현재 두바이는 배제한 채 현재 말레이시아를 통해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두바이는 이미 버블이 낀 상태라는 것은 이미 감지하고 이 지역은 배제해왔다"며 "`국내 최초` 두바이 진출 혹은 수쿠크 발행과 같은 타이틀에 연연하기 보다 신중한 편이 낫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두바이발 쇼크와 관계없이 말레이시아를 통한 채권발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여러 기업들을 통해 이를 추진해오고있고, 내년 상반기에 가시화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지주(055550)의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의 경우도 말레이시아를 통해 수쿠크 발행 업무에 착수했지만 현재 관련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정인식 신한금융투자 채권파생상품담당 본부장은 "현재 말레이시아는 물론 이슬람 관련 해외사업을 일체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두바이발 쇼크가 경기 회복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보고있다. 두바이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이율희 한국투자증권 해외사업추진실 차장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때 두바이가 바닥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는 충격으로 판단된다"며 "두바이의 경우 이같은 충격을 겪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던 바"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두바이 경제가 쇼크에서 벗어나 완전히 회복되면 국내 금융기관들의 두바이 해외사업 추진도 다시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