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출범, 새깃발 올렸다!

by스포츠월드 기자
2006.06.27 13:22:35

[스포츠월드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핌 베어벡 전 대표팀 수석코치가 선임됐다.

이제 독일월드컵은 끝났지만 핌 베어벡 신임 국가 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를 위해 할 일이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부터 국가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활약해온 베어벡 신임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대한축구협회는 베어벡의 선임 배경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 히딩크호 및 아드보카트호의 연속성, 유럽 선진 축구의 국내 뿌리내리기 등을 제시했다. 거기다 아드보카트호가 시간적인 제약으로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던 한국 축구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 등도 베어벡호에서 이뤄야할 과제다.

베어벡 감독의 계약기간은 일단 2008년 8월까지. 본인의 동의 하에 2008베이징올림픽 때까지 국가 대표팀 및 올림픽 대표팀을 맡게 된다. 베어벡호의 첫 시험무대는 아시안컵 예선. 오는 8월16일 열리는 대만전을 시작으로 이란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B조 조별 예선이 오는 11월15일까지 열린다. 또 12월에는 카타르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며 내년에는 아시안컵 본선이 열리며 2008베이징올림픽 예선이 시작된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이처럼 각종 대회들이 산적해 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뒤를 이어 아시안컵 대표팀을 맡았던 박항서 전 대표팀 수석코치(현 경남FC 감독)가 오래지 않아 낙마했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당시 히딩크호의 유산을 그대로 계승해줄 인물로 지목됐지만 ‘항명 파동’ 등을 겪으며 본인의 뜻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사령탑에서 물러나야 했다. 베어벡 감독 역시 향후 열릴 대회 성적에 따라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된다. 당장 닥칠 대회들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역대 감독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영무 기술위원장 인터뷰

"선수들의 신망 최대 강점, 2010년까지도 갈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26일 축구회관에서 핌 베어벡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dhkim@sportsworldi.com


“핌 베어벡 대표팀 신임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강렬하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베어벡 대표팀 신임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하며 두터운 신뢰감을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베어벡 감독은 2002, 2006 월드컵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한국 축구와 선수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특히 선수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계약서에 옵션으로 포함돼 있지 않지만 2010년 월드컵 겨냥하고 베어벡을 선임한 것이기 때문에 아시안 컵과 올림픽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2010년까지 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기적인 고민없이 너무 쉬운 카드를 신임 감독으로 택한 것 아닌가.
▲핌 베어벡 신임 감독이 계약기간중 아시안 컵 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등에서 좋은 성적을 낼수 있다면 2010년 월드컵 까지 갈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 대회가 조만간 열리는데 세계적으로 유능하고 지도자가 오더라도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시간이 걸린다. 이과정에 시행착오도 있을 것으로 생각이 돼서 현재로는 베어벡이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계약기간 2년 후 성적에 따라 연장 조건등이 옵션으로 포함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돼 있지는 않다. 세부적인 옵션 계약은 대표팀의 성적이 아시안컵등에서 좋지 않을 경우 감독이 그만둬야 할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

―다른 감독 후보를 찾아보려는 노력을 했나.
▲외국인과 국내 지도자 모두 알아봤다. 수석 코치가 감독을 맡으며 ‘내부 승계식’이 됐는데 두차례 월드컵 통해 한국 대표팀 인력자원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 알고 있기 때문에 베어벡을 감독을 택하게 됐다.

―감독으로서는 자질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세계적인 감독으로서 경험은 없지만 맡기면 잘할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인정하고 따르는 편이다. 아무리 유능한 지도자가 온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믿고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

―기술위원회는 새 감독을 어떻게 보좌할 것인가.
▲감독이 마음 편하게 소신껏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앞으로 신임 감독을 잘 도와서 대표팀 경기력 향상과 상대팀 분석 및 자료 수집에 최선을 다하겠다.

2001년 한국과 인연 두번의 월드컵 치러

●베어벡은 누구인가


‘넘버원 지한파 감독.’

핌 베어벡(50·) 신임 감독은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해 두 차례나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월드컵을 치른 대표적인 ‘한국통’ 지도자다.

히딩크, 아드보카트처럼 네덜란드 출신인 베어벡 감독은 1974년 네덜란드 프로축구 스파르타 로테르담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해 1980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1981년에는 같은 팀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입문해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감독 대행(1989∼1991년), 네덜란드 FC 그로닝겐 감독(1992∼1993년),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J2) NTT 오미야 감독(1998∼2000년)을 거쳤다.

2001년에는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국으로 옮겨와 수석코치로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고 이후 히딩크와 함께 고국 네덜란드로 동행해 PSV 에인트호벤 2군 감독(2002년7월∼2003년6월)을 1년간 역임한 후 J리그 교토 퍼플상가 감독(2003년7월∼11월) 등을 지냈다. 베어벡 감독은 2003년 12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대표팀 지휘봉(∼2004년6월)을 잡으면서 국가대표팀을 처음 지휘했다. 2004년 11월 아드보카트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독일 보루시아MG 수석코치를 맡으면서 아드보카트와 인연을 맺었고, 2005년 7월에는 아드보카트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옮겼다.

대한축구협회가 2005년 9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후임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을 찾아낸 것도 베어벡 때문. 축구협회는 당시 베어벡을 수소문한 끝에 아드보카트를 우선 협상 대상자 1순위로 정했다. 이후 아드보카트 감독 선임 후 베어벡이 ‘당연히’ 수석코치로 한 배를 탔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9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선수들을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도 ‘제2의 사령탑’ 베어벡 덕분이었음은 물론이다.

베어벡 감독은 아내 안네케씨 사이에 세 딸을 두고 있고 지난 4월 독일월드컵 직전 가진 코칭스태프 만찬에 아내와 둘째딸 스테파니와 셋째딸 리산을 대동해 언론에 처음 가족을 공개하기도 했다.

●핌 베어벡 신임 감독 프로필

▲국적=네덜란드
▲본명=핌 베어벡(Pim Verbeek)
▲생년월일=1956년 3월12일
▲가족관계=부인 안네케씨 사이에 3녀
▲언어=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
▲선수경력=네덜란드 스파르타 로테르담(1974∼1980)
▲지도자 경력 =스파르타 로테르담 청소년감독(1981∼1984)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대행(1989∼1991) FC그로닝겐 감독(1992∼1993) 일본 J2리그 NTT 오미야 감독(1998∼2000)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2001∼2002년 6월) PSV 에인트호벤 2군 감독(2002년 7월∼2003년 6월) J리그 교토 퍼플상가 감독(2003년 7월∼11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대표팀 감독(2003년 12월∼2004년 6월) 분데스리가 보루시아MG 수석코치(2004년 11월∼2005년 4월) UAE 대표팀 수석코치(2005년 7월∼9월)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2005년 9월∼2006년 6월) 한국 대표팀 감독(2006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