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by이윤정 기자
2022.12.20 11:05:08

분암 성격 간직한 재사건축
당시 사회 변화상 담고 있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영덕 무안박씨의 재사건축이 국가민속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에 있는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 전경(사진=문화재청).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는 임진왜란 당시 경주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무의공 박의장(1555∼1615)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분암 성격의 재사건축이다. 분암은 묘소 주변에 사찰을 세워 승려로 하여금 묘소를 지키게 하고 선조의 명복을 빌며 정기적으로 제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암자를 말한다.



전면에는 ‘덕후루’라는 편액(종이나 널빤지에 글씨를 써서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이 걸린 누문이있고, 안쪽은 ‘집희암’ 이라는 편액이 걸린 재사가 위치하며 덕후루와 집희암 사이는 좌우 익실이 연결돼 있다. 전체적인 배치 형태는 경북 북부지역의 ㅁ자형 건물로, 지역의 건축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문루인 덕후루는 중층 누각 건물로 양측 퇴칸(좌우 끝 쪽에 있는 칸)에는 위층 온돌방의 구들을 놓았는데 그 형태가 소위, 고상식(전통 건축 형식의 하나로 일층 바닥을 지면에서 띄운 집)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집희암은 맞배지붕 양쪽에 가첨 지붕을 달아낸 형태로 이 지역 건축의 조형적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 실내 천장에 우물마루 형태로 나무반자를 설치했다. 좌·우 익랑채(덕후루 좌우에 날개처럼 빠져나온 건물)는 방(온돌)과 부엌으로 구성된 부속시설로 집희암과 덕후루와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는 분암으로서의 성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재사건축이자 불교식 묘제사에서 유교식 묘제사로 넘어가는 의례복합공간으로 당시 사회의 변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