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혹사 당하는 '선생님의 목소리'

by이순용 기자
2015.05.13 10:05:11

목소리 사용량 많은 교사, 일반인에 비해 성대결절 환자 3.9배나 높아
목소리 남용이 음성질환의 주범! 본인도 모르는 나쁜 발성습관도 영향 미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다가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이때 선생님 목소리 건강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사는 목소리 사용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성대 건강이 상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성대결절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교육직 진료인원이 10만 명 760명으로 전체 진료인원인 10만명당 195명에 비해 무려 3.9배나 많았다. 또한 성대결절 환자는 연평균 1.8% 증가했고, 여성환자가 남성의 2배 가량 많았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교사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목소리 사용량 자체가 많고, 지속적으로 음성과용이 반복되는 만큼 성대결절과 같은 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 역시 높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평소 성대를 보호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목소리 사용으로 인한 음성질환 위험 높아

교사는 목소리 사용량이 매우 많은 직업 중 하나다. 매일 하루 4~5시간 이상 수업을 하고,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무리하게 큰 소리를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성대는 항상 피로한 상태고, 피로한 상태에서는 작은 자극에도 성대가 손상되기 쉽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성대결절이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인 목소리 남용이나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성대 점막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 성대점막이 두꺼워지면서 쉰 목소리가 나는 질환이다. 후두경으로 관찰했을 때 강한 성대 접촉 현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으며, 심한 경우 통증이 수반되기도 한다. 또한 갑자기 고함을 치는 등 과도한 발성을 내면 성대 점막 안쪽에 출혈이나 부종이 생겨 종기가 형성되는 성대폴립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평소 잘못된 발성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은 더욱 높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신의 발성습관을 정확하게 아는 경우는 드문데 발성습관이 나쁠수록 목소리를 낼 때 성대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진다. 이는 곧 성대의 피로도로 이어져 조금만 무리해도 목이 쉬거나 통증이 느껴져 불편을 겪게 되고 결국은 만성 음성질환으로 발전한다.

◇성대를 보호하는 생활습관 및 음성언어치료 통해 개선

따라서 목소리 사용이 많은 교사는 평소 성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성대의 피로도가 높을 때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업 중간 중간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틈틈이 물을 마시거나 마사지를 통해 성대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만약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강한 성대를 만들고, 음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통해 주 1~2회씩 1개월 이상의 음성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본인의 발성습관을 체크하고 그에 맞는 호흡, 발성을 훈련해 성대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민 원장은 “그러나 교사의 대다수는 바쁜 일정 때문에 꾸준히 음성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어려워 방학 때로 치료 시기를 늦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경우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 근육에 보톡스나 필러를 주입하는 주사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잦은 주사치료는 예기치 못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잘못된 발성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