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서라면…” 지갑여는 부모들

by이학선 기자
2013.03.11 12:09:46

대형마트, 육아 전용 회원제 속속 도입
이마트·홈플러스 등 회원 100만명
충성고객 확보, 매출증대 효과도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서울 용산구에 사는 쌍둥이 아빠 안 모(41)씨는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이마트 용산점을 찾는다. 안 씨는 “조금더 발품을 팔면 반포 킴스클럽이 있지만 육아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웬만하면 이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김 모(36)씨는 최근 집근처 롯데마트를 방문한 뒤 ‘다둥이 클럽’ 회원에 가입했다. 두 자녀 이상 둔 소비자라면 출산·육아용품을 연중 5~15%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아이를 둔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자녀를 위한 씀씀이는 좀처럼 줄이지 않는 부모들의 특성을 감안해 육아 전용 회원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대형마트들이 육아 전용 회원제를 통해 단골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회원 할인이 적용된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 선보인 회원제 서비스 ‘다둥이 클럽’에 1만8000명이 가입했다고 11일 밝혔다. ‘다둥이 클럽’이란 2자녀 이상 둔 소비자에게 출산·육아용품을 상시 할인해주고 일정금액 구매시 상품권을 증정하는 회원제 서비스다. 롯데마트는 매장 곳곳에 ‘다둥이 클럽’ 광고물을 붙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회원가입자가 2배나 많다”면서 이번 서비스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마트(139480)는 현재 회원 100만명을 둔 ‘맘키즈 클럽’을 운영 중이다. ‘맘키즈 클럽’ 회원에게 제공되는 쿠폰북을 제시하면 분유, 기저귀, 물티슈 등을 크게는 40% 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매월 1~15일까지 진행되는 ‘맘키즈 클럽’ 행사기간에는 관련상품 매출이 2배로 뛴다고 한다.



대형마트에서 가장 먼저 이런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홈플러스다. 지난 2005년 ‘베이비 클럽’을 선보인 홈플러스는 이듬해 ‘베이비&키즈클럽’으로 서비스를 확대 실시했다. 회원에게 아이의 성장단계에 따라 각기 다른 할인쿠폰을 보내 구매를 유도한다. 현재 100만명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대형마트들이 육아 전용 회원제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단골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마트 ‘맘키즈 클럽’의 경우 쿠폰북 회수율이 일반 쿠폰행사에 비해 3배 이상인 17%에 달한다. 그만큼 충성 고객들이 많다는 얘기다. 홈플러스도 ‘베이비&키즈클럽’의 평균 객단가는 일반고객에 비해 20% 가까이 높다고 한다.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 주요 타깃층을 주부에 국한하지 않고 아동을 포함한 가족으로 확장하면서 전 계층에게 친숙함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들도 특화된 서비스로 고객확보에 나서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며 “매출증대뿐 아니라 잠재고객 확보 등 유무형으로 기대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