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의 완승''…삼성전자, 힘의 균형 깨졌다
by윤종성 기자
2012.04.27 14:35:59
스마트폰·TV 등 세트부문,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82% 싹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부문은 시황 부진으로 `허우적`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의 DMC(세트)와 DS(부품)간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을 위시로 한 프리미엄 세트 제품들이 높은 이익률로 바탕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면서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중 82%를 쓸어담은 탓이다.
반면, 시황 부진을 이겨내지 못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은 영업이익이 오히려 쪼그라들면서 세트 부문과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1분기 한국채택회계기준(K-IFRS, 연결)으로 매출 45조2700억원, 영업이익 5조8500억원을 달성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와 98% 늘어난 규모로, 분기 사상 최대치다.
6조원에 육박하는 1분기 영업이익 중 82%는 스마트폰과 TV 등이 포함된 세트부문이 싹쓸이 했다. 세트부문의 이익이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8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세트부문과 부품부문이 ''묘한''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회사를 지탱해 왔다. 하지만 갤럭시S·갤럭시노트 등이 승승장구 하는 동안, 반도체·LCD의 시황은 동반 하락하면서 둘 사이에는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52%를 담당하는데 그쳤던 세트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2분기 58% ▲3분기 65%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60%로 비중이 다소 떨어졌지만, 올 1분기 다시 82%까지 치솟은 것이다.
1분기 4조2700억원을 올려 회사 전체 이익의 73%를 쓸어담은 통신부문은 세트 부문과의 편차를 벌린 ''일등 공신''이다. 스마트폰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TV와 가전 등을 담당하는 CE부문이 올 1분기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TV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를 넘어, LG전자의 TV 이익률(6%)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은 시황 부진 탓에 힘에 부쳐 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올 1분기 영업이익 7600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54% 줄었다.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은 5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영업이익은 2800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에 따른 LCD사업부 분사''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물량 밀어내기로 흑자 전환시켰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