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파생상품)오를대로 오른 주식 팔기 싫다면?
by윤도진 기자
2009.09.02 12:20:00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우선 성공투자를 축하드립니다. 올초에 여윳돈을 전기전자업종이나 자동차업종 블루칩에 투자한 분들 가운데서는 이런 행복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저점 무렵에 삼성전자(005930)나 LG전자(066570), 현대차, KB금융 같은 우량주를 사 두신 분들 가운데는 100% 안팎의 수익률을 내신 분들도 있다고 하니 말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올린 수익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길게보면 이 주식이 더 오를 거라고 확신하지만 당장은 하향 조정이 불안하다` 싶다면 선물거래로 위험을 헤지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선물거래가 뭔지 부터 간단히 말씀 드리죠. 선물계약이란 `현재 정한 가격으로 미래에 자산을 사거나 팔아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 계약`을 말합니다.
흔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선물 투자는 위험한 투기적 거래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활용하면 적은 돈으로 비중이 큰 투자자산의 위험을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본래 선물거래의 유래가 농산물 시장 및 원자재 시장에서의 가격 급변에 대비해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회피 필요성에 의해 성립된 것을 봐도 그렇죠.
선물을 이용한 투자전략은 다양합니다만 질문하신 주식포트폴리오의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거래` 위주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주가지수 선물 매도계약을 통해 기존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한 시장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즉 단기적인 지수충격이 예상될 경우 선물매도 포지션을 설정하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문의하신 분이 1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죠. 코스피200 현재 가격이 100포인트이고 선물 가격은 102포인트인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해 보유 주식 1억원 가량에 상당하는 코스피200 선물 2계약을 매도했다고 합시다.
예상대로 코스피200 가격이 100포인트에서 90포인트로 하락했다면 A는 보유주식 1억원어치에 약 -10%를 곱해 1000만원가량 손실을 볼 겁니다. 그러나 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했기 때문에 12포인트×50만원×2계약으로 1200만원의 이익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최종 손익은 200만원이 됩니다.
주가가 빠지긴 했지만 손실은 선물 거래로 만회했고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셈이니 당장 주식을 팔지 않고 수익을 묶어두는 데 성공하게 되는 겁니다.
위험을 헤지하는 투자비용도 현물 투자에 비해 훨씬 적다는 매력도 있습니다. 선물 1억원어치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코스피200선물의 경우 계약금액의 15%를 증거금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1500만원만 투자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