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열전 섬유 개발해 스마트의류 개발 가능성 높여

by강민구 기자
2024.10.21 10:20:16

유연 열전소재 제작 기술 개발···안정적 성능 유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 의류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활용될 수 있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열 에너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열전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정연식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박인규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오민욱 국립한밭대 교수,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연구팀과 에너지 수확 솔루션인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열전 섬유’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주요 연구자들의 단체사진.(왼쪽부터)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장한휘 박사과정, 정용록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박인규 KAIST 기계공학과
열전 소재는 온도 차이가 있을 때 전압을 발생시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재이다. 현재 약 70%의 에너지가 폐열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주변의 열원은 인체, 차량 배기구, 냉각 핀 등 대부분 곡면 형태를 띠고 있다. 세라믹 재료 기반의 무기 열전 소재는 높은 열전 성능을 자랑하지만 깨지기 쉬워 곡선형으로 제작하기 어렵다.

반면, 기존 고분자 바인더를 사용한 유연 열전 소재는 다양한 형상의 표면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고분자의 낮은 전기전도성과 높은 열 저항으로 제한적인 성능을 발휘했다.



연구팀은 고분자 첨가제 대신 나노 리본을 꼬아 실 형태의 열전 소재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무기 나노 리본의 유연성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나노몰드 기반 전자빔 증착 기술을 사용해 나노 리본을 연속해 쌓았다. 이를 다시 실 형태로 꼬아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무기 열전 섬유를 제작했다.

이 무기 열전 섬유는 기존 열전 소재보다 굽힘 강도가 높고, 1000회 이상의 반복적인 구부림과 인장 시험에도 전기적 특성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이 만든 열전소자는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소자로 섬유형 열전소자로 옷을 만들면 체온으로부터 전기가 만들어져 다른 전자제품을 가동시킬 수도 있다.

연구팀은 구명조끼나 의류에 열전 섬유를 내장해 에너지를 수집하는 시연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연식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무기 유연 열전 소재는 스마트 의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활용될 수 있다”며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지난 달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