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260구’ 축제서 부상자 살피다 숨진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
by이준혁 기자
2023.10.17 09:39:16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를 급습했을 때 끝까지 현장에 남아 부상자를 살피다 숨진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 아와드 다라우셰. (사진=이스라엘 정부 엑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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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계 구급대원 아와드 다라우셰(23)는 당시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노바 음악 축제에 파견돼 근무 중이었다.
음악 축제 행사장은 가자지구에서 4.8㎞ 반경에 위치해 있어 하마스의 공격 대상 중 하나였다. 곧 하마스 대원들이 축제 참가자들에게 총을 난사했고, 현지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는 구급대원들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다라우셰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생존한 동료 구급대원이 다라우셰 유가족에게 전한 말에 따르면 그는 부상자 중 한 명에게 붕대를 감다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
다라우셰는 자신이 아랍계임을 내세워 “나는 떠나지 않겠다. 나는 아랍어를 할 수 있으니 (중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고 그의 사촌은 설명했다.
다라우셰의 가족들은 “우리는 그의 행동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인간이 되고 인간으로 남고 인간으로 죽는 것”이라고 AP를 통해 전했다.
다라우셰의 가족은 팔레스타인계 아랍 소수민족 출신으로, 이스라엘 시민이나 팔레스타인계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온 바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또 양측의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유대인들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고 한다.
사연을 접한 이스라엘 정부도 추모에 나섰다. 이스라엘 정부는 엑스(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라우셰는 부상자 치료를 위해 남기를 고집했다”며 “그는 영웅이다. 그가 축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