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유류세 정상화' 검토…車 개소세 인하 연장 막판 고심

by공지유 기자
2022.12.11 20:11:27

유류세 37% 인하폭 내년부터 단계적 축소 방안 검토
경기침체 우려 영향에 국제유가 하락…유가 안정세
개소세 인하 연장 검토…6개월 추가 인하시 세수 0.5조↓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내년에는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 일몰을 앞둔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의 경우 내년 세입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화물연대의 총파업이 13일째로 접어든 6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군 관계자들이 저장고에 기름을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역대 최대 폭인 유류세 37%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인하 폭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인하 폭은 직전 인하 폭인 30% 수준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 연료 수요가 큰 동절기에는 유류세 인하 폭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후 유가 동향을 주시하며 인하 폭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휘발유·경유 등 유류별 유류세율을 차별적으로 환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아직 가격 수준이 높은 경유에 대해서는 30∼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되, 최근 가격이 상당 부분 안정된 휘발유는 인하 폭을 이보다 큰 폭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환원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유류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4∼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11.1원으로 전주보다 15.1원 내렸다. 이로써 휘발유 가격은 주간 단위로 13주째 하락했다. 경유 평균 판매가의 경우 1845.7원으로 휘발유보다는 높았지만,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9일에는 일일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작년 6월 28일(1598.52원)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L당 15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583.15원으로 더 하락했다.

국내 유류 가격의 선행지표인 국제유가 역시 경기 침체 우려의 영향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3.4달러 내린 배럴당 76.7달러로 집계됐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역시 중요한 고려 요인 중 하나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교통·에너지·환경 세수(9조4000억원)는 전년동기대비 34.1% 급감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그만큼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6개월간 유류세를 20% 인하했고, 올해 5∼6월 30%로 인하 폭을 확대한 데 이어, 7월부터 37% 인하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한편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의 경우 연장 여부를 놓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연말 일몰에 무게를 뒀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에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할부 금리가 10%대에 달하는데, 개소세 인하조치마저 종료하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말까지 1년 6개월간 승용차 개소세를 30% 인하했고,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에는 인하 폭을 70%로 올렸다. 이후 2020년 하반기에는 인하 폭을 30%로 되돌렸으나 이후에도 6개월 단위로 연장을 지속해 올해 연말까지 인하 조치를 계속하기로 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자동차 판매 동향, 소비자 후생 등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