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었지만…'지하철 휴대폰 폭행' 20대, 2심도 징역 1년
by조민정 기자
2022.09.01 10:52:16
2심 재판부, A씨·검사 항소 모두 기각
"양형조건 변화 없어"…징역 1년형 유지
A씨, 1·9호선에서 피해자 머리 내려쳐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하철 9호선에서 시비가 붙은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로 내리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 술에 취해 서울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60대 남성을 가격한 20대 여성 A씨가 3월 3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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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양형권)는 특수상해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새로운 양형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라진 점이 없고, 1심 양형범위가 합리적이면 원심을 존중하는 게 타당하다”며 “공판내용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2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A씨는 법정에 들어서며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다수의 승객이 보는 상황에서 범행을 계속하고,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범행 당시) 다수의 승객이 보고 있었고 일부 승객은 말리거나 촬영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가 훨씬 많은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 첫 공판에서 개정된 공탁법이 시행되지 않아 피해자 합의가 제도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한 바 있다. A씨의 변호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피해회복 방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공탁법 개정안은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의 공탁소를 통해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제도로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등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으면 합의가 어렵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3월 지하철 9호선에서 침을 뱉은 A씨는 피해자의 항의를 받자 욕설을 하면서 휴대전화 모서리 부분으로 피해자의 정수리 부분을 때리고 정강이를 발로 찼다. 이후 김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지하철 1호선에서 시민과 다투던 중 가지고 있던 음료를 피해자 머리에 붓고 가방으로 때리며 피해자의 가슴과 팔을 손톱으로 할퀴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