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는 안됩니다"…은행 신용대출 사실상 스톱

by김유성 기자
2020.12.23 09:45:20

KB국민은행, 고소득자 신용대출 신규·증액 2000만원 미만으로
신한은행, 비대면에 이어 대면 영업점 신용대출 한시적 중단
하나은행, 24일부터 무기한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 중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시중은행들이 연말 들어 강도 높은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이달 중순만 해도 고소득자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줄이는 정도였지만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아예 신규 대출 신청을 안받는 은행마저 생겨났다.

시중은행들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제한이 시작됐던 11월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에 있는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김유성 기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모바일에 이어 영업점에서도 신용대출 신청 접수 받기를 중지했다.

하나은행도 24일부터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했다. 재개일은 미정이다.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도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급격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 모바일 신용상품 취급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대 가계대출 은행인 KB국민은행은 고소득자 신규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증액을 2000만원 이내로 제한했다. 2000만원 넘는 고소득자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증액 요청을 올 연말까지 거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예외를 허용하지만 되도록 신규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는 게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내 신용대출 신청접수 중단 계획은 아직 없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모바일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신용대출 규제 여파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까지 뻗쳤다. 손쉬운 직장인 대출로 환영받았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신용대출 줄이기에 합류한 것.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새롭게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한도를 증액하는 것을 연말까지 막겠다는 얘기다.

여신 규모가 카카오뱅크보다 적은 케이뱅크는 금리를 올리는 선에서 신용대출 조이기에 합류했다.

다만 이들 은행 모두 서민금융지원 신용대출(새희망홀씨, 사잇돌중금리대출 등)은 정상적으로 취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긴급생활 자금 대출과 같은 서민 대출은 본부 승인 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용대출 조이기는 올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 당국에서도 대출 잔액 증가에 따른 대책을 시중은행들에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