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상銀, 알리바바와 거래제한..온라인금융 고사위기

by이정훈 기자
2014.03.26 11:13:42

알리페이 통한 법인예금-이체서비스 등 잇달아 규제
잭 마 창업주 우려 현실화..실적에 타격 클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국영 공상은행(ICBC)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온라인 지급결제부문인 알리페이(Alipay)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한창 성장 초기에 있는 온라인 금융산업에 대한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CBC는 25일(현지시간) 각 지점에 내려보낸 공문을 통해 알리페이를 통한 법인예금 가입을 제한하려고 지시했다. 그동안 알리페이는 ICBC 각 지점들로부터 예금금리를 제시받아 이중 가장 높은 이율을 써낸 지점의 예금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같은 조치로 ICBC 각 지점들은 알리페이에 경쟁적으로 높은 금리를 써낼 필요가 없게 됐고, 이는 알리페이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경우 그 파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아울러 21세기 비즈니스 헤럴드에 따르면 ICBC는 지난 2011년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가 ‘알리페이의 자금이체 서비스는 사실상 불법’이라고 발표한 유권해석에 따라 알리페이의 자금이체 서비스 최고 한도를 하향 조정했다.

또한 곧바로 알리페이의 자금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동부 저장성 지점을 제외하고 ICBC 각 지점 웹사이트상에 만들어 둔 별도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모두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ICBC측은 “이같은 조치는 잠재적인 관리상의 위험을 사전에 줄이려는 것”이라며 “알리페이와 공조한다면 이로 인해 이체 서비스가 큰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CBC의 잇단 규제가 알리페이 실적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잭 마 알리바바 창업주도 “알리바바를 무너뜨리는데 종이 한 장이면 충분하다”며 중국 정부의 온라인 금융 규제안을 ‘단 한장의 종이’라고 표현하며 온라인 금융 규제에 반기를 들었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온라인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온라인 금융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부족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PBOC)는 온라인 계좌(제3자 지급계좌)를 이용해 온라인 쇼핑을 할 경우 한 번에 5000위안(약 86만5900원) 이상 결제할 수 없도록 했고, 알리페이의 온라인 신용카드 서비스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