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사장의 하이닉스 인식, 안이하다"

by조태현 기자
2011.08.12 14:15:30

투기자본감시센터 "유재한 사장, 하이닉스 매각에 안이한 태도"
"FI에 대한 문제의식·대책도 없어"
하이닉스 노조 "FI 명확한 검증 필요"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투기자본감시센터가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매각을 둘러싼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의 기자간담회 내용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유 사장이 하이닉스라는 첨단 반도체 기업 매각에 대해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노동조합 역시 유 사장의 외국자본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유재한 사장이 지난 11일 개최한 간담회는 한마디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한 미봉책을 내놓았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 비율. 채권단은 애초 구주 7.5% 인수, 신주 10% 발행 안을 하이닉스 인수 후보 기업에 제안했었다.

센터는 "유 사장이 구주 인수 비율에 프리미엄을 줄 계획이 없다고 하면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의 총액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는 채권단이 가진 구주를 높은 가격에 사라는 말을 비비 꼬아서 다른 말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사장은 아직도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이닉스 매각은 채권단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사장의 외국자본에 대한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온 외국 자본이 이후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며 "유 사장이 이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이나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재무적 투자를 하는 펀드의 규제 방안이 없고 지침도 설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센터는 자금출처 조사에 대해서도 유 사장이 일관성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 인수 후보자 중 하나인 STX그룹은 인수금액의 절반가량을 자체 조달할 방침이다. 나머지는 중동계 펀드의 투자를 받을 예정.

센터는 유재한 사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오는 18일 정책금융공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노조 역시 유 사장의 외국자본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태석 하이닉스 이천노조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외국자본의 투명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외국자본이 경영 참여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외국자본이 언제 경영에 참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