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중 기간 동분서주 정의선 부회장…사드 해빙 국면 기대

by김보경 기자
2017.12.17 15:11:1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중국 정부 당국자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현대차그룹은 문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으로 모처럼 찾아온 양국 간 해빙 분위기를 발판 삼아 판매 정상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중국 고객들을 위한 신차 출시, 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4일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서 아직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지 않은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형 ix35(투싼) 등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도 참석해 수소전기차를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앞으로 잘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고, 정 부회장은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주셔서 영광이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정 부회장이 차세대 기술이 동원된 미공개 차량을 문 대통령 방중 기간에 맞춰 중국에서 선보인 것은 한국과 현대차의 기술력으로 사드 여파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또 지난 16일 오후 충칭에 위치한 베이징현대 5공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공장을 직접 안내하며 중국 내 판매 회복을 위한 현대차의 노력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공장 입구에 전시된 전시차들을 둘러보던 중 올해 8월부터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엘란트라 전기차 앞에 서서 “중국정부의 전기차 지원은 어떠한지”, “중국의 전기차 충전시설 보급 현황이 어떠한지” 등을 질문하며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문 대통령과 수행단은 전동차를 타고 공장 내부를 둘러봤는데, 정 부회장은 문 대통령 옆에 앉아 공장 시설을 직접 안내하며 대통령의 질문에 응대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와 중국 현지에 동반진출한 협력업체 간담회 자리에서 “ 이번 정상회담 통해서 대외적 어려움들이 해소됐을 거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혹시라도 어려움을 만드는 그런 대외적인 요인 있다면 정부가 앞장서서 나서서 해소하겠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더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 96만9553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56만9207대에 비해 38.2% 감소한 실적이다. 11월만 보면 14만5015대로 전달 12만2521대보다 29.8% 증가해 사드 보복 분위기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년 같은 달에 20만6512대에 비해서는 29.8% 나 감소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사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판매 부진 장기화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협력사와 판매 딜러들도 매출 하락 등 혹독한 시련을 겪은 만큼 판매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외적인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는 현대차는 사드 해빙 분위기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상품부터 마케팅까지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현대는 신형 루이나와 ix35를 출시했고, 둥펑위에다기아 역시 신형 포르테 등 경쟁력을 강화한 신차를 선보였다. 또 연말 각 지역의 자동차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40여개에 달하는 지역 모터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또 올 10월 중순부터 15주년 기념 고객 감사 무상점검 서비스 실시하고 있으며, 전 딜러 무상서비스뿐 아니라 아파트, 쇼핑몰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 무상 점검하는 비포서비스도 시행하며 중국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베이징 시내에 현대차의 브랜드 방향성을 담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을 오픈했다.

지난 8월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본부를 모아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출범하고, 현지 디자인 총괄 해외 디자이너를 영입한 것도 중국 시장 환경과 고객 니즈를 적기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