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K, 6월 14일 재판에 쏠리는 눈

by김현아 기자
2012.06.12 13:51:33

한화, 3150억 대우조선 이행보증금 반환소송 결심
SK, 최태원 회장 형제 횡령혐의 변호인 신문 반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재계 10위 한화(000880)그룹과 재계 4위 SK(003600)그룹이 6월 14일 재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제기한 3150억원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의 고등법원 결심 선고가 이뤄지는 데다, 최태원 회장 형제의 회삿돈 횡령혐의 재판이 재개돼 변호인측의 반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1심 때 패소했지만 2심에선 이행보증금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행보증금이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수자가 매각대금의 5%를 미리 내는 돈으로,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최종기한인 2008년 12월 29일까지 계약을 맺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지만 인수 무산의 책임을 다퉜던 1심에선 패소했다. 하지만 2심 때에는 국내 최대규모인 이행보증금 3150억원이 적정한가에 대한 공방이 치열했던 만큼,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서울고등법원 제14민사부 412호실에서 14일 오전 10시 2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면서 "당시 금융위기 상황과 노조의 실사 거부 등을 고려하면 이행보증금 규모는 과도하다"고 밝혔다.
 
SK그룹 역시 14일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에서 진행되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회삿돈 횡령혐의 재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재판은 지난 1월 기소된 뒤 16차례 넘게 열렸지만, 검찰측 주요 증인들이 진술을 번복하거나 엇갈리게 진술하면서 사건의 실체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14일 부터 7차례 변호인측 증인 신문이 시작되는 것.

변호인측에선 11명의 증인이 나오지만 일단 14일에는 박영호 전 SK사장(SK차이나 총재), 김태진 전 SK HR지원담당 상무(SK네트웍스 에너지앤카 컴퍼니 사장), 한정규 전 SK CR담당 상무(SK텔레콤 부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 총재와 김 사장, 한 부사장 등은 모두 이번 사건에서 진실을 가려야 하는 2008년 당시 지주회사격인 (주)SK에 근무했었다.
 
박 총재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히며, SK 사장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그룹투자관리실장을 맡았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학 유학시절 최 회장에게 노태우 전 대통령 딸 노소영씨를 만나게 해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태진 사장은 그룹내 인사 전문가로 전해지며, 한 부사장 역시 당시 그룹의 대외사업에 관여한 만큼 이들이 (검찰측 기소내용인) 2008년 당시 정황을 어떻게 증언할 지 주목된다.

검찰은 SK텔레콤 등 SK계열사들이 2008년 10월부터 2008년 12월 사이에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만든 펀드에 15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최 회장의 횡령을 위한 것이며, 계열사 임원성과금(IB)을 이용해 회장 개인 자금을 마련했을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