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재일학도의용군’ 한국전쟁 참전자 추가 확인

by정윤지 기자
2024.11.20 08:00:00

한국전쟁 당시 일본서 자발적 참전
642명으로 알려져왔으나 참전자 추가 확인돼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재조명돼 뜻 깊어”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한국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꾸려진 재일학도의용군의 참전에 대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사실 관계를 확정했다.

지난 9월 2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6차 화해위원회에서 김광동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진실화해위)
진실화해위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열린 91차 위원회에서 ‘재일학도의용군 한국전쟁 참전’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위원회는 재일학도의용군의 전적을 재조명해 미래 세대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이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진실 규명 대상자인 박운욱(96)씨는 현재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장이며 국내 유일한 생존자다. 박병현(96)씨는 1985년과 1988년 38, 39대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을 포함해 일본에 거주하던 우익진영 학생과 청년은 병역의무뿐 아니라 조국의 부름도 없었으나 조국을 구하기 위해 일본에서의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재일학도의용군 중 일부는 군번도 없이 미군 또는 국군에 배속됐다. 미군에 배속된 일부 의용군은 이후 국군에 편입돼 장교로 복무하거나 하사관 또는 일반 사병으로 참전했다. 한국에서 제대 명령을 받은 의용군 중 260여명은 1952년 2월까지 당국의 협조로 일본으로 귀환했다. 그러나 1952년 4월 일본이 주권국가로 독립한 이후 일본 정부는 의용군의 일본 귀환을 거부했으며, 이로 인해 240여명의 의용군은 한국에 정착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진실화해위는 재일학도의용군 참전자 수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642명 이상인 것을 확인했으며, 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역사 교과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는 ‘재일학도의용군 6·25전쟁 참전사’에서 참전자 수를 642명으로 밝힌 바 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은 “재일학도의용군이 실천한 애국은 선양돼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재일학도의용군의 한국전쟁 참전이 재조명되는 기회가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직후 전남 해남군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해 민간인들이 부역 혐의 등을 쓰고 불법적으로 희생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하며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와 추모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