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장비수출 통제 강화…DUV장비도 포함
by김상윤 기자
2023.03.09 10:57:15
中 SMIC 첨단반도체 생산에 화들짝 놀란 미국
네덜란드에 中반도체장비 수출 규제 강화 압박
최첨단 반도체장비 EUV에 이어 전 모델 DUV도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네덜란드가 최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전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도 중국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ASML 클린룸 내부 전경. (사진=AS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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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기술발전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규제를 여름 이전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나 자국 반도체장비회사인 ASML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보고서에 “기술 수출 통제 규정에는 가장 작고 강력한 반도체칩을 만들 수 있는 매우 높은 사양의 시스템이 포함될 것”이라며 “DUV 노광장비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ASML은 성명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에 대한 명확한 정의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지만 DUV 노광장비인 TWINSCAN NXT:2000i 후속모델로 정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ASML은 미국이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은 2019년부터 금지하고 있다. EUV 노광장비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칩의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 장비다. DUV노광장비는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수출이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가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DUV노광장비 수출까지 제동을 건 것은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SMIC가 지난해 7㎚ 반도체 칩을 DUV 장비를 이용해 생산한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MIC는 EUV장비가 아닌 DUV장비를 수차례 활용하면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EUV장비를 만들었을 때보다 수율이 낮지만, 첨단반도체 생산을 시작하면서 미국은 깜짝 놀랐다. 이후 미국은 일본과 네덜란드와 함께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를 보다 촘촘하게 만드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다만 ASML은 수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올해 또는 장기 시나리오에 따른 재무전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업체들이 첨단반도체 생산을 위한 고가의 EUV장비 구매에 나서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DUV장비 매출감소가 회사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