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ESG 리스크, 유럽 낮고 한국 높아…대응 프로세스 필요"
by신중섭 기자
2021.08.22 17:04:42
전경련, 세계 3456개사 분석결과 바탕 보고서 발표
탄소배출 높은 금속·철강·오일 등 업종 리스크 커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한국과 중국·홍콩, 인도, 캐나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가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ESG 리스크가 낮은 나라는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로 EU가 ESG 드라이브를 거는 자신감의 배경이라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세계적인 ESG 평가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 사이트에 공개된 전세계 3456개 기업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글로벌 기업 ESG 리스크 MAP’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관리할 수 없는(unmanaged) ESG 리스크가 기업의 재무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환산했다. 10점 이하는 리스크가 ‘극히 낮음’, 10~20점은 ‘낮음’, 20~30점은 ‘중간’, 30~40점은 ‘높음’, 40점 이상은 ‘심각’을 의미한다.
전세계 주요 증권거래소별로 상장기업들의 ESG 리스크 점수(평균)가 높은 시장은 △상하이증권거래소 36.1 △선전 32.9 △홍콩 30.5 △한국거래소 30.1 순으로 모두 ‘리스크 높음(HIGH)’ 등급에 해당했다.
반면 낮은 거래소는 △파리증권거래소 20.6 △런던 21.6 △나스닥 22.1 △대만 22.4 △프랑크푸르트 22.5 순이었다. 전경련은 “국가별로 서비스업, 제조업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 업종의 경우 평균 리스크 점수가 낮았으며 금속·철강 등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종별 분석결과 ESG 리스크가 높은 업종은 △금속 △철강 △비철금속 △오일가스 △우주항공·방산 순이었다. 반면 리스크가 낮은 업종은 △섬유·의류 △운송인프라 △미디어 △포장 △소매업 순이었다.
한국기업 중 ESG 리스크가 낮은 기업은 △삼성전기(15.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5.4) △현대모비스(16.0) △CJ대한통운(16.1) △엔씨소프트(16.8) △한온시스템(17.1) △현대글로비스(17.3) △CJ ENM(17.6) △네이버(17.7) △휠라홀딩스(17.7) △LG전자(17.9) △코웨이(18.0) △셀트리온헬스케어(18.0) △펄어비스(18.2) △넷마블(18.7) 등이었다.
업종별 1위 기업으로는 △섬유·의류 분야 에르메스 인터내셔널(10.1, 프랑스) △미디어 리드 엘제비어RELX(5.4, 영국) △내구소비재는 툴레(7.5, 스웨덴) △반도체 ASML(11.8, 네덜란드) △전자기기 시그니파이(다국적 조명회사 Signify NV, 13.1, 네덜란드) △가정용품 헨켈(가정용 칼·세제 등, 12.5, 독일) 등이 꼽혔다.
하위 기업 5곳은 △중국북방희토하이테크(중국) △도쿄전력(일본) △내몽고포두철강연합(중국) △Zijin 마이닝 그룹(중국)이었다. 분석대상 기업 전체에서 하위 20개사는 중국 14개, 캐나다 2개, 일본·멕시코·호주·미국 각 1개였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최근 3년 내 부정적 사회적 사건·사고으로 콘트로버시 ‘5등급’을 받았다. 올해 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도쿄전력이 대표적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볼 때 앞으로 ESG 규제강화와 확산에 대한 EU의 드라이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ESG경영은 결국 전사적 리스크 관리이며 기업들이 업종별 중 ESG 리스크 이슈를 사전에 정형화해 발생확률을 낮추고, 리스크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나 거버넌스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