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12.05.29 13:03:19
부적절한 게시글로 80점 소진하면 계정삭제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인맥구축서비스(SNS) 웨이보(微博)에 `점수제`라는 재갈이 채워지면서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운영자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을 올리면 개인에게 주어진 점수를 삭감하고, 점수를 소진하면 계정을 아예 폐지하는 방식이어서 이용자들의 반발을 낳고 있다.
중국 최대의 SNS로 약 3억명의 이용자를 가진 시나(新浪) 웨이보는 지난 28일 이용자를 대상으로 루머 확산과 오해로 생긴 논란을 막기 위해 21개항의 새 운영규칙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새 규칙에는 각 계정에 80점의 기본점수를 부여하고 운영자, 나아가 정부 검열기관이 부적절한 것으로 판정한 계정에 대해서는 감점을 하는 방식이 포함됐다. 깎인 점수는 부적절한 포스팅을 2개월간 하지 않아야 복구가 되고, 점수가 0점이 되면 계정이 폐쇄되는 식으로 운영된다.
감점 항목에는 ▲유언비어 살포 ▲저항·항의 제기 ▲미신 숭배 유포 ▲중국 명예 훼손 등이 해당한다고 시나 웨이보 측은 밝혔다.
특히 이용자들이 검열을 피하기 위해 동음이의어를 쓰거나 머리글자(이니셜) 등을 활용하는 것, 사실을 비꼬아 풍자하는 것 역시 검열 대상으로 분류됐다. 시나 웨이보는 `규정위반 신고제`도 도입해 이용자들이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되면 중국의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를 동음이의어로 위장한 `아이(愛)웨이웨이(Love of Future)`라는 식의 표현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작년부터 각 SNS 업체에 실명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왔다. 특히 올해 보시라이(薄熙來) 사태 등을 겪으며 이를 통해 사회불안이 나타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지역 한 정법(政法)대 교수는 "개인 계정을 제한하는 실명제에 점수제까지 더해지면서 사이버 상에서의 인신 구속이 가능해졌다"며 "풍자조차 단속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