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도 또..`가을이 두렵다` 왜?

by원정희 기자
2011.10.06 13:43:38

美점유율 `고점찍고 하반기 내리막` 3년째 반복
올해도 美 점유율 정점찍었나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이 계절이 두렵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잇딴 승전보를 올리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이지만 가을이 오자 미국 시장 점유율이 또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지난 5월엔 `마의 10%(점유율) 벽`을 허물었지만 어김없이 하반기가 되면서 점유율은 떨어졌다. 

최근 몇년간 미국 빅3 업체, 일본업체 등 경쟁사들이 연초에 악재가 터지며 현대·기아차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하반기엔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9년 8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8%로 최고점을 찍었다.  9월엔 7.1%로 1%포인트 가까이 낮아지더니 이후 ▲6.4% ▲6.2% ▲5.3%로 내리막을 걸었다.
 
2010년에도 8월 8.6%로 정점을 찍은 후 또다시 급격히 떨어지는 추이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 5월 10.1%까지 치솟았고 6월과 7월 9.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8월 9.3%, 9월엔 8.3%로 1%포인트나 곤두박질쳤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최근 몇년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올라갔던 것은 품질 개선 등도 있지만 미국 빅3업체의 파산, 도요타 리콜, 일본 대지진 등의 외부요인들이 시기적절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런 외부 요인이 사그라지는 하반기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데 결국 경쟁력 측면에서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009년초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미국 빅3업체 파산 가능성이 나왔고 GM은 같은해 6월 파산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위기가 현대·기아차의 판매 확대엔 상대적으로 도움이 됐다.

2010년 3월엔 도요타 리콜사태가 벌어졌다. 올 3월에도 일본 대지진으로 도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들이 생산차질을 겪으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업체들이 본격 회복국면에 이르면서 지난 9월엔 크게 선전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0만7145대를 팔았고 크라이슬러도 27%, 포드도 9% 판매가 늘어났다.

미국업체들은 포드 포커스 등 중소형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달엔 도요타의 생산이 완전 정상화되면서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고 신형 캠리까지 출시하면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