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다 변화…4대 은행장 '영업통' 전진 배치

by김형일 기자
2024.12.15 17:20:34

신한 외 하나·우리·KB 새 행장 선임
순이자마진 축소 속 수익증대 과제
횡령 방지 등 내부통제 강화 집중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4대 시중은행이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가운데 모두 ‘영업통’을 선택했다. 고환율에 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권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그 어느 때보다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점도 ‘영업통 CEO’를 전진 배치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은행 경영에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사진=각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를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추천하면서 주요 4대 시중은행장 인선이 마무리됐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선택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선임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견조한 자산 성장, 비이자이익 이익 증대,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달성한 점을 높이 평가받으며 자리를 지켰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은행장 모두 영업통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KB금융 대추위는 이환주 후보에 대해 영업 중심 경영철학을 균형 있게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시절 전국 영업점을 총괄했으며 이때 영업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이호성 후보자를 풍부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갖춘 인물로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영남영업그룹장 시절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는 등 하나은행 영업그룹 지형을 바꿔 놓았다. 여기에 하나카드 대표 재임 시절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정진완 후보자에 대해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해 우리은행이 필요로 하는 영업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략 마인드와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진완 후보자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조직을 보강하는 등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울러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영업점 VG(Value Group)제도’도 개별 영업점 단위의 세밀한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 차원에서 전면 폐지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과제로 꼽힌다. 최근 은행권은 횡령, 부당대출 등에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10억원을 넘는 금융사고가 1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무려 21건이 발생했다. 감사 인력 확충, 상시감시 체제 구축 등으로 적발 건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사고 발생 자체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