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냐 졸음이냐'…졸린 친구 대신 음주운전하다 사망사고
by홍수현 기자
2023.05.26 10:31:32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졸려하는 지인 대인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사망사고를 낸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운전대를 넘긴 동승자에게는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1)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함께 불구속기소 된 B(21)씨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6일 오전 2시쯤 제주시 연동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졌고 전기자전거 운전자도 큰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071%로 면허정지 수치로 측정됐다. 제한속도도 시속 37㎞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소유인 차량은 당초 술을 마시지 않은 지인 B씨가 운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가 졸음을 참지 못하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에게 운전대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형사 공탁금으로 1000만원을 지불했지만 피해자 유족 등은 이를 거부하고 엄벌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제한속도를 30㎞ 초과해 교차로를 그대로 진입해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여 죽이는 사고를 내고 자전거 운전자도 심하게 다쳤다”며 “피해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음주운전을 방조한 경위와 결과에 비춰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나이 성행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