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교수·동문에 시민단체까지 “조명우 연임 반대”
by이종일 기자
2022.08.12 10:36:22
교수회, 부실대학 만든 조명우 총장 규탄
재단에 조 총장 재선임하지 말라고 촉구
총학동문회·시민단체, 학교법인측 한진 비판
"이사회 회의 때 조원태 한진 회장 찾아갈 것"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하대 총장추천위원회가 조명우 현 총장을 차기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하자 교수회와 동문회,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인하대 총추위가 선출한 총장 후보 2명에 조 총장이 포함됐다”며 “이건 상식적인 분별력조차 없는 무능이자 전체 인하인과 인천 시민사회에 대한 모독이다”고 밝혔다. 후보 2명 중 나머지 1명은 박기찬 인하대 명예교수이다.
교수회는 “조 총장의 재임 기간에 인하대는 교육부 대학역량평가에서 탈락한 부실대학이라는 치욕적인 이미지가 남았다”며 “대학 역량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인천을 대표하는 사립대학으로서의 명성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낡은 캠퍼스와 열악한 교육환경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돼 교육과 연구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조 총장의 무사안일주의와 무책임한 대학 운영으로 캠퍼스 안전과 치안이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총추위가 학내 사태의 총책임자로서 백배사죄하고 사퇴했어야 할 조 총장을 최종 후보 2명 중 1명으로 선출한 것은 인하대 구성원과 지역사회 여론을 무시한 결과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는 과반수를 차지하는 재단측 총추위 위원들이 학교 구성원보다 재단의 지시에 충실한 조 총장을 차기 총장으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한 것이다”며 “이사회가 조 총장을 차기 총장으로 선임할 경우 이로 인해 벌어질 학내 모든 혼란의 책임은 재단에 있음을 명확히 밝혀 둔다”고 표명했다.
동문회와 시민단체는 학교법인의 책임을 문제 삼았다.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 총장은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탈락하자 사태 수습 후 차기 총장에게 업무를 인계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몰염치하게 총장 후보로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소한의 양심조차 상실한 부도덕한 처사이다”며 “총장 선출을 주관하는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 조 총장을 비호한 비상식적인 태도는 더 큰 문제이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인하대 학교법인은 한진그룹을 모태로 한다. 따라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며 “조 총장이 최종 후보 2명에 포함된 것은 조원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정석인하학원의 행태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학을 일개 계열사 정도쯤으로 취급하고 총수에게 충성을 다하는 인물만이 총장 선출의 기준이 된다면 인하대는 이미 죽은 것이다”고 강조했다.
단체측은 “16일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열린다”며 “우리는 조원태 회장에게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사회 장소로 직접 찾아갈 것이다”며 “조 회장이 이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인하대 구성원과 함께 재단·한진그룹 규탄운동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다”고 표명했다. 한편 인하대 차기 총장은 16일 이사회에서 결정된다.